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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자 May 26. 2024

조화로운 삶으로 한 걸음_

환경탐구일지 #2

6주간의 환경탐구가 끝났다. 혼자보다 나은 함께하는 탐구였지만 왠지 외롭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그 외로움의 주체가 내가 아니라 지구나 생태계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탐구생활을 통해 무엇을 얻었을까? 두 번째 탐구일지에서 정리해 보았다. 


내가 "환경"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 더 명확해졌다. 나는 지구환경보다는 내 주변환경에 관심이 많고, 내 삶의 터전으로서 지구와 상생하기 위해 지구의 상황과 입장을 더 고려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침묵의 봄>을 통해서 인간의 무지가 자연에 미친 해악과 인공적으로 만든 화학작용의 순/역기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가 자연을 탐구하고 분류하는데 방식에 있어 인위가 가진 한계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정답을 알고, 효율을 추구하고 싶은 인간의 습성과 달리 자연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그 다양성, 다른 관점, 관찰자 입장이 아닌 당사자성을 고려할 때 우리가 얻게 될 수 있는 경계의 확장, 가능성을 깨달았다. 이건 진짜 삶의 모든 부분에 적용할 수 있는 어마 무시한 지혜인 듯. <자연에 이름 붙이기>에 감사를 _()_

마지막으로 실제 내 삶에서 소박하게 자급자족하며 사는 삶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를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실행계획을 세웠다. 그리하여 작게나마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가진 삶에 대한 욕구는 더 커졌다는 현실- 준비를 시작해야겠다. 


당장 내 삶에서 실천할 작은 행동 

펌프제품 안 사기 (화장품, 세제, 욕실용품 등)

포장재 예민도 UP (한 가지 포장재, 손쉬운 라벨 분리 포장 선호하기)

두유팩 모아 버리기, 계란껍데기, 커피&티 찌꺼기 비료 화하기 (한동한 안 했던 좋은 습관 되살리기) 

텀블러, 장바구니 사용도 UP / 장 보러 갈 때, 새 비닐 안 쓰기 (비닐 지참 or 신문 주머니)

로컬에서 참여할 수 있는 환경 프로젝트 찾아보기 (속초 빛나르고 대표님과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음) 


이번 환경 탐구 중 읽은 책과 뒷 이야기  

조화로운 삶 : 환경탐구 모집 공고를 올리자마자 시작한 책! 오랫동안 집에 있었는데 기회다 싶었다. 월든이 소로우가 2년간 (1845년~1847년) 월든 숲에서 혼자 자급자족하며 소박하게 산 이야기라면 조화로운 삶은 니어링 부부가 20년간 (1932-1952년) 버몬트 숲에서 둘이 자급자족하며 소박하게 산 이야기라 하겠다. 월든을 감명 깊게 읽었던 사람으로서 그 철학적 정수에 매우 동의하지만 이 책에는 그와 다른 "함께"와 실험이 아닌 삶으로서 실천적 사상이 들어있어 내게는 더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침묵의 봄 : 근래 삼체를 보고(넥플렉스 드라마), 들어서(윌라 오디오 북) 부담보다는 궁금증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책에 전문 용어가 나오고 난이도가 좀 있지만 생물학적 입장에서 볼 때 화학방제의 위험성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생태계에서 곤충의 역할 등에 대해 예시문으로 이해하게 쉽게 다루고 있어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세상을 바꾼 환경학 고전으로 불리는데 아직도 바뀔게 많은 세상이라 여전히 필독서!  

자연에 이름 붙이기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룰루 밀러)를 보고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덕분에 움벨트라는 개념과 실제 우리가 자연을 분류하는 다양한 방식과 그 인위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두껍고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이름의 양면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한, 관점을 확대시켜 주는 책이다. 


탐구 막바지에 알게 된 사실 하나, 내가 이번 탐구생활 중 읽은 도서가 모두 여성 저자에 의해 쓰인 책이라는 사실이다. 일, 관계, 창의성 등 다른 탐구를 할 땐 없었던 일이다. 심지어 곰손에서 하는 환경수업을 갔더니 열두 명의 참여자 중 남성은 1명이고 11명이 여성이었다. 이번 탐구모임에 참여한 6명 모두 여성이다. 환경이 성별 선호가 있는 이슈일까? 혹은 환경에 신경 쓸 마음의 여유 혹은 따스한 마음이 여성에게 더 많은 것일까?  이런저런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대자연이 Mother Nature라 불리는 것과 관계있을까? 환경과 여성의 신비를 밝혀보고 싶은 탐구심이 올라왔다. 근데 결론적으로는 남성 크루가 있었더면 좀 더 다이내믹한 관계형성과 의견교류,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다. 

미자막으로 6주간의 환경탐구생활을 통해 정한 나의 환경 비전은 

자연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좋은 관계 맺는 친-자연적인 사람이 되기

이다. 내가 가능한 이 비전을 오래 간직하고 이 관점으로 세상을 살아가길 바란다. 함께했던 이들도 자신의 삶에서 조금 더 자연친화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렌즈를 쓰는 기회가 되었길 바란다. 환경 탐구에 함께해 경험, 지식, 자료, 지혜를 나누어 준 크루들에게 감사를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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