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엄마 뱃속에서 도망친 아이

by 은겸

집에 돌아와 신랑과 나는 그저 부둥켜 안았다. 시간이 얼만큼 지나는지 모른채 손을 꼭 쥐고 그렇게 누워 있었다.

" 여보 괜찮아 ? "

" 괜찮기는 한데 말하면 계속 눈물이 나... "

눈에 눈물이 또 떨어졌다.

" 아까 어디서 전화 받았어 ? "

" 아 점심 먹으러 가는 중에 받았어. "

" 그때 왜 대답 안했어 ? "

" 나 그 말 듣고 주저 앉아버렸어. 다리에 힘이 갑자기 풀려서... "

마음이 먹먹했다. 나만 힘든게 아니구나. 신랑도 내 앞이라 그렇지. 얼마나 눈물이 날까. 그래도 나를 걱정하느라 애써 덤덤해 하고 있었다.

" 나 배고파. "

" 뭐 먹고 싶어 ? "

" 짜장면에 찹쌀탕수육 "

그동안 염증관리와 체중 조절 때문에 밀가루를 일절 먹지 못했는데 지금 제일 생각 나는건 짜장면과 탕수육이었다. 적막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조금씩 깨지는 듯 하다.

" 여보 힘들어도 먹을건 꼭 챙기네. "

" 당연하지. 배고픈데. 이제 먹고 싶은거 다 먹어야지. "

신랑이 살짝 웃어 보였다. 그래 이렇게 웃어야지. 곧 지나간다. 이것도...

정신이 곧 드니 소파술이 걱정됬다. 아기집을 꺼내고 자궁을 깨끗하게 긁어내는 것이라 했다. 자연배출이든 약물배출이든 자궁내에 유산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염증을 유발하고 심각한 난임으로 이어질수 있어서 소파술이 어찌 보면 더 좋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소파술에 거부감이 드는지...

집에 돌아와보니 친구가 선물해준 로션세트가 도착해 있었다. 참... 타이밍 좋네... 누군가 나를 더 괴롭게 만들려는 보이지 않는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아프지. 더 아프게 해줄께. 결국 친구에게는 유산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까톡

- 잘 지내죠 ?

지인의 카톡이었다. 답을 망설이다 잘지내고 있다고 했다

- 요즘 어떻게 지내요? 종종 연락하다 요즘 연락이 뜸해서 연락했어요. 좋은 소식 없어요 ?

최근 둘째를 낳은 소식을 카톡사진을 통해 알고 있었는데 연말이라 연락이 온듯 했다. 참 곤란한 상황이었다. 어떻게 답해야 할까... 이 친구도 시험관을 통해 아이를 가진거여서 서로 정보 공유도 했고 또 좋은 소식 생기면 꼭 연락하기로 했었다.

- 둘째 생긴 것 같은데 ... 맞아요 ?

- 웅 맞아요. 이제 백일 됬어요.

카톡 선물하기로 아이를 위한 선물을 보냈다.

- 웅 ? 이런거 안보내도 되는데...

- 아니에요. 너무 축하해요.

- 나중에 나도 꼭 받을거에요. 그때 꼭 선물 해줘요.

아이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먼저 선수를 쳤다.

- 웅 그렇게 할게요.

나의 안부가 궁금해서 또 연락하고 싶었던 상대방의 마음과는 무관하게 카톡을 끝내고 나니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왜 계속 아프지... 그만 좀 괴롭히라고 ! 누구야 너 도대체 ! 보이지않는 그 대상은 그렇게 나의 화풀이 대상이 되었다.

신랑과 나는 침대에 누워 무기력과 정죄감 괴로움과 싸우고 있었다. 잠깐 잠이 들었나 보다.

" 여보 코 골고 자더라. "

" 아 그랬어? 피곤했나 보다. "

나지막이 신랑이 말했다.

" 그랬나봐. 난 아침에 여보 병원 혼자 보내는게 미안해서 여보한테 전화하고 엄마한테 바로 전화를 했어. 그리고 그렇게 말했어. 나 이제 아빠고 몸 힘들고 아파도 견뎌내고 화이팅 할거라고 다짐했거든. 약한 소리 하지 말고 그랬더니 엄마가 그렇게 하라고 이야기 해주고 전화를 끊었거든. 그런데 그날 점심에 내가 다짐한 그 날에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난거야. 나 진짜 다짐하고 힘내고 있었는데 바로 그날 그렇게 전화가 와서... 내가 힘을 낸다고 다짐을 했는데.......... 그날. . . 내가 다짐을 했는데.... 흑흑흑흑"

신랑의 오열이었다. 참고 있었구나. 울음을.. 그런데 지금 터진거구나 . 오열하는 그 모습에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신랑을 꼭 안으며 말했다

" 여보 더 좋은 일 있을 거야. 그래야지... 걱정하지 말자... "

그날 우리는 둘이서 한참을 울었다.

신랑은 소파술을 진행하는 날 우리 금강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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