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영감님(수필)

너무 애쓰지는 말자

by 묘길 조길상

지혜로운 영감님 - 너무 애쓰지는 말자.

군 제대 직후, 을숙도 하구언 공사장에서 삽질을 할 때,

나는 아주 열심히 삽질을 했어요.
삽질을 아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나를 지켜보던 영감님이 말씀을 하셨어요.

"조병장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 우리 일당이 줄어든다."

"오늘 몸살하면 내일 일을 못한다."


그리고 시범을 보였어요. 모래에 삽을 꽂아놓고 담배를 피우다 십장이 오는 것을 보고 말씀을 하셨어요.

"자 이제 삽질을 시작해보자."

천천히 한 삽, 천천히 두 삽, 세월아네월아.

이렇게 삽질 시범을 보여주셨어요.


십장님이 그 모습을 지켜보다 말씀을 하셨어요.

"오늘은 여기 정해진 곳까지 하면 퇴근입니다. 돈내기입니다."

그 말을 듣고 모두 삽질을 아주 열심히 했습니다. 특히 영감님은 기가 막히게 삽질을 잘 하셨습니다. 난 그때 깨달았습니다.

1. 삽질을 하는 사람은 너무 열심히 하면 일당이 줄어든다. 오늘 삽질을 끝내면 내일은 할 일이 없어져서 돈벌이를 할 수가 없다.


2. 삽질을 너무 열심히 하면 몸살을 하고, 내일은 일을 할 수가 없다.

3. 삽질을 시키는 사람이 돈내기를 시키면 모두 열심히 한다.

4. 삽질하는 사람과 삽질시키는 사람은 모두 잔머리를 굴린다.

5. 삽질에는 잔머리가 필요하다.

6. 너무 애쓰지 말고, 내일 일거리도 생각하면서, 몸살이 나지 않도록, 잔머리를 굴리면서 삽질을 하자.


그렇게 지혜로운 염감님의 삽질로 을숙도 하구언이 완공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