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도피, 그리고 냉정한 현실
요즘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공통적으로 들리는 말이 있다.
“신입보다 경력직을 뽑겠다.”
AI는 이미 신입이 맡던
단순 사무,
자료 조사,
초안 작성 업무를
더 정확하게,
더 빠르게,
더 저렴하게 처리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 있는 신입 한 명’보다
‘안정적인 경력직 또는 중고 신입’을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그 결과, 사회 초년생의 채용률은 눈에 띄게 줄고 있고,
20대에게는 사실상
제대로 된 출발선조차 허용되지 않는 시대가 왔다.
20대가 창업을 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취업난 때문이 아니다.
SNS의 발달로 누구나 퍼스널 브랜딩을 할 수 있고,
인플루언서·1인 창업자처럼
근로소득보다 훨씬 많이 버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노출된다.
동시에 주식·코인·부동산 등
불로소득 흐름이 유행하며
“노동의 가치”는 점점 희미해졌다.
그 결과 청년들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일하지 않고도 벌 수 있는 방식”에 더 매력을 느끼고,
창업을 빠른 부의 지름길처럼 오해한다.
하지만 이런 배경에서 출발한 창업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
정부지원사업이 늘어나고,
노코드 도구가 보급되면서 창업은 정말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그러나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은,
누구나 망할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도피성 창업자들은 대부분 이렇다.
"이거 좋지 않아요?" 아이디어만 꽉 찬 상태
필요 없는 기능부터 만드는 개발 욕심
사업이 아니라 ‘내 취향 반영 프로젝트’로 움직임
이런 상태에서 창업을 시작하는 건,
비행기를 조립하면서 이륙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가끔, 20대 예비 창업자와 멘토링을 하다 보면,
'도피성 창업자'를 만난다.
속으로 그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 하려는 건 창업이 아니라,
취업 실패를 합리화하는 도피예요.”
이 말을 차마 뱉지는 못하고
오늘도 속으로 삼킨다.
내가 틀린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니까.
하지만, 적어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정말 창업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다른 길이 없다고 느껴져서’ 하는 창업은 성공할 수 없다.
창업을 선택하면 실패의 책임도 스스로 져야 한다는 점도 잊는다.
그래서 남 탓을 한다. 정부지원사업, 파트너, 팀원, 시기...
정작 본인은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는 사실만 외면한다.
이제는 “AI 때문에 취업이 안 된다”가 아니라
“AI 덕분에 개인이 기업처럼 일할 수 있다”가 맞는 시대다.
20대의 창업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지금 세대가 가진 장점
디지털 감각, 빠른 실행, AI 활용 능력은
창업에 유리하다.
단지, 준비되지 않은 창업은
비극을 반복할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창업은 멋이 아니라 책임이다.
그리고 책임은 냉정하게 준비된 사람에게만 기회를 준다.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한 20대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창업을 선택했다면, 최소한 도피가 아닌 선택이 되게 만들어라.”
그때서야 비로소 창업은
당신의 마지막 선택이 아니라,
당신의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