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혼 원정기 (5)

자유로운 영혼의 여자와 집돌이 남자의 결혼이야기

by 사소

"우리 제법 합이 잘 맞잖아?"

"P라더니! 완전 잘 하네?"

조금 웃기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손뼉을 함께 맞대며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이 되는것만 같았던 나의 결혼원정기.

그리고 대망의 드레스업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3) 드레스

내 눈엔 그저 다~ 예뻐 보이기만 했었던 드레스의 세계는 어마무시했다.

(물론, 가격차이 역시 대단했다.)

실크, 비즈, 레이스 큰 틀에서 원하는 스타일을 먼저 고르고 난 후, 플래너가 추천해준 샵들을 보며 원하는 샵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나의 추구미는 하늘하늘한 오간자 실크였다. (실크의 종류도 참 다양해서 가벼운느낌의 오간자 실크, 탄탄한 느낌의 미카도 실크, 타프타 실크 등이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입어보지도 않고 나만의 취향으로 샵을 선택한다는것이 조금의 부담스러움이 있었다.

우선, 남들은 나에게 확신의 비즈상이라는 말에 조금 흔들렸다.

(그래서 드레스 투어의 첫 샵은 화려한 비즈와 실크가 있는 수입드레스 샵으로 정했다.)

비즈도 유명하고 실크도 유명한 샵을 한군데, 실크맛집 이라고 소문난 샵 한군데, 러블리한 실크드레스의 종류가 많은 샵 한군데, 총 세 군데의 샵을 투어하기로 정했다.


또 알아보며 참으로 놀라웠던 것이, 각 샵의 예산이 플래너가 알려준 예산과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플래너가 말해준 예산은 그저 "베이직" 라인일 뿐이고, 입다 보면 추가금이 필요한 프리미엄 라인 등으로 등급이 상향되어 추가금 파티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역시 결혼은 돈이 참 많이드는구나."

라는 말과 함께 큰 한숨을 내쉬었다.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드레스샵을 보며 다시한번 자괴감이 들었고 돈이 물쓰듯 흘러 나가는 것을 보며 참 돈벌기가 부질없다 라는 생각을 많이했다.

그때의 예랑은 또 나에게

"그래도 인생에 한번뿐인데, 입고싶은거 입어. 이정도는 해줄 수 있어"

라며 나의 어깨를 다독였다.



나에게 있어 예랑은 늘 꼬마신랑(?) 같았던 이미지였다.

요새 흔히들 이야기하는 테토녀 스러웠던 나와는 달리 늘 조심성이 많고 신중했던 그는 내가 지켜주고싶었던 존재였다.

그런데 저 말에 순식간에 둘의 위치가 바뀐듯한 느낌이 들었다.

참 믿음직스럽고 내가 기댈 수 있고 늘 나의 힘이 되어 줄듯한.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정말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나에게 그 장면이 기억되었다.


그리고 또 한걸음씩 우리의 그 날을 위해, 보금자리를 위해 한걸음 나아갔다.

작가의 이전글나의 결혼 원정기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