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오늘 까만 밤 정적을 깨고
살금살금 꿈길로 오세요
달빛으로 다가와
내 방의 커튼을 물들여요
그대 오늘 솔숲향기 가르고
초롱초롱 꿈길로 오세요
별빛으로 쏟아져
창문으로 사알짝 들어오세요
그대 오늘 초록신 신고
자박자박 빗소리로 오세요
부딪히는 빗발
내 가슴을 숨가쁘게 두드려요
꿈길에는 꿈길에는 길이 없지만
꿈길에는 꿈길에는 길이 있어요
그대 오는 길은 열려 있어요
그대 오늘
엿보는 이 없는 꿈길로 오세요
부서질 듯 깨어질 듯
타오르는 시간 속으로 오세요
그대 오늘 꿈길로 오세요
귀를 열고 눈을 열고
온 몸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대 오는 소리 들릴까말까
까만밤 하얗게 지새우고 있어요
사진 : 영광 불갑산 상사화 / 서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