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알람을 맞춰놨던 중학생

꿈을 기록한 지 15년째, 우선 적고 볼 것

by 연 Yeon

알람이 울린다. 새벽 5시 반.

잠을 이겨낸 15살짜리 중학생이 꼬물꼬물 이불속에서 나와 공부를 하기 위해 책상 앞에 앉는다.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 끼치는 사람 되기'

중학생 당시 내 꿈노트에 가장 크게 적힌 내용이다. 그 밑에는 아주 막연해 보이는 큰 꿈들이 적혀있다.


이때는 크고 막연한 꿈들을 갖고만 있었지, 어떤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분명한 건 왜인지 모르게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한 문장만이 머릿속에 가득했다는 것. 물론, 어떤 영향력을 어떻게 끼치고 싶은지 역시 구체적이지 못했다. 꿈 리스트 중 ‘음악교육기관 설립’이 있는데 이 목표도 당시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익숙한 게 피아노이자 음악이니 그 흐름 속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목표라고 생각해서 아무거나 적어놓은 것이었다. 현재로선 음악교육기관 설립에 대한 생각은 없다.

이때부터 나는 그저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대로 꿈노트에 이것저것 적는 습관을 가져왔다. 그게 비록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나의 이 대단한 꿈들을 이루기 위해 중학생인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결심.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해야지!’

그게 다라고 생각했던 그때, 그렇게 종종 새벽부터 일어나 공부를 하곤 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어린 나이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영향력'이라는 단어를 참 매력적으로 느꼈던 것 같다.


지금은, 그저 내가 마땅히 살아가야 할 삶을 살아내는 게 영향력을 끼치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살아내고 싶은 삶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


이 삶의 방식으로 그저 적어놓기만 했던 불가능해 보였는 꿈들을 하나씩 이뤄가게 해주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꿈을 꾼다고 항상 원하는 것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힘들고 어쩔 수 없는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필요한 건 실천과 내려놓음 뿐, '원하는 건 우선 모두 적고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무의식 중에 적어놨는데, 우연처럼 이루어진 것을 하나만 말하자면, 피아노 전공생이었던 당시 무의식적으로 적어놨던 한 가지가 이루어진 스토리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연주홀인 '예술의 전당에 서고 싶다'는 것을 그냥 적어놓고 까먹고 있었는데, 2-3년 이내로 나는 예술의 전당에 서게 되었다. 그때 나는 '적은 게 참 무섭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사소한 것을 토대로 (사실 사소한 것도 아니지만) CEO, 프로듀서, 작곡가, 작가, 모델 등 원하는 건 무엇이든 그저 적었던 것들이 피아노 전공생이기만 했던 나에게 하나씩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모든 것들이 준비 중이거나 진행 중인 것들도 있다.




14살부터 꿈노트를 적기 시작하여, 공부가 다라고 생각하며 새벽부터 일어나 공부를 했던 중학생 이래로 지금까지 15년이라는 세월 동안 나는 참 많은 경험들을 통해 배우고 성장했다. 꿈이 컸던 만큼 더 몸부림쳤고 더 많이 흔들렸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만이 내 꿈을 이루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중고등학교 때의 이야기들, 갑작스러운 피아노 전공의 시작과 내 장단점을 깨달을 수 있었던 대학생 때의 이야기들, 갑작스러운 독립과, 기회를 만들고 잡는 법을 깨달아가는 이야기들. 불가능해 보였던 꿈들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과정과 이야기들, 그 속의 몸부림과 노력과 실수들과 성장들. 그리고 나를 사랑해주지 못했던 시간들과 회복.


어렵고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 속에서 용기를 내어 한 선택과 행동들이 내가 원하는 삶을 살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고, 나를 만들어주고, 지금의 내가 있게 해 줬다. 적어놓기만 했던 꿈들이 그렇게 이뤄져 온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왜 그 꿈과 목표를 바랐는지 궁극적인 나의 마음을 바라봐주며, 지난 시간들의 의미를 찾는 기록을 하며,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고 아무런 저항도 애씀도 없이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적으려고 한다.


새벽 5시 알람을 맞췄던 중학생의 나.

15년 동안 원하는 것을 기록해 오고 하나하나 눈앞에 마주한 나.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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