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간호사 근무 7일차

무력감은 독이다.

by 나름

의료파업으로 1년간의 웨이팅 기간을 거쳐 드디어 합격했던 대학병원에 입사를 하게 되었다.

입사 후 5일간의 신규간호사 교육전담 기간이 끝나고

병동으로 출근 한지 (오프 날 제외) 7일차


나는 퇴사를 결심했다.


구구절절 늘어놓아 보자면

나는 초, 중, 고를 진학하며 단 한번도 간호사라는 직업을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고등학교 3학년 대학 원서를 쓰던 기간에

당시 담임선생님께서는 나에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라며

전문직인 간호사를 하는 것이 어떻냐고 제안했다.


단 한번 간호사를 생각해본적 없던 나였지만

그런 나를 설득 시키는건 어렵지 않았다.

우리집은 당시 형편이 좋지 않았고

나의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선택은 환호 받았다.


그렇게 부모님은 나를 자랑스럽게 여겼고

이 길을 선택한 자체로는 후회하지 않는다.

먹고살길을 찾아줬으니까.


나름 학부생 생활 동기들과 열심히 공부하면서

1000시간의 실습도 성실하고 만족스럽게 해냈다.

올 A+ 이라는 점수를 받았던 학기도 있었고

나름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4학년 2학기 입사 지원서를 쓰던 시기에

나는 집 근처의 대학병원에 지원을 하였다.

지원서도 4시간만에 대충 후루룩 적었다.

다른 병원은 지원을 애초에 하지도 않았다.

(물론 다른 병원 한곳을 지원하던 도중이었으나 시스템오류로 지원못함..)


해당 병원의 면접은 너무도 간단했다.

1차 면접은 자기소개, 정해진 질문에 대한 답변

2차 면접은 자기소개가 끝이었다.


그리고 나는 합격했다. 내가 뭘했다고 합격을 시켜줬을까 싶었지만 뭐..

얼떨결에 대학병원 간호사가 되었다.

인생 첫 면접에 대한 떨림은 있었으나 다른 동기들에 비해

들였던 노력은 한없이 작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나는 입사 7일차에 더이상 이 곳에 미련도 의지도 없어져 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