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생존 전략: 판매, 검증, 집중
매달 인상 깊게 읽은 글과 생각을 정리합니다.
트렌드, 조직 관리, 기술, 기업에 대한 얘기를 다룹니다.
1. AI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2. 가정과 가설에 대하여
3. 우린 어떤 고객을 겨냥하고 있는가?
원글: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어떻게 팔 것인가가 더 중요해진 시대
1. AI 기술의 확산으로 제품 간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이제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어떻게 팔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다. a16z가 말한 “모멘텀이 곧 해자(Momentum as a Moat)”라는 관점처럼, 빠른 확산력 자체가 스타트업의 경쟁 우위가 되고 있다.
2. 실리콘밸리의 신흥 스타트업들은 더 이상 제품 완성도에 집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Cluely’는 완성도보다 대중의 관심을 먼저 확보해 화제성을 극대화했고, 그 결과 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Cluely는 ‘Cheat On Everything(모든 걸 속여라)’라는 슬로건으로 논란을 설계했다. AI를 ‘부정행위 도구’처럼 포장해 강한 반응을 유도했고, 공격적인 마스코트와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로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이들은 50명의 인턴 크리에이터로 구성된 ‘콘텐츠 군단’을 만들어 틱톡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밈을 대량 생산했다. Cluely는 ‘관심’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보고, 바이럴을 제품의 일부로 삼아 폭발적인 성장의 발판으로 활용했다.
3. 또 다른 예시로, 'Jenni AI' 역시 밈 콘텐츠로 사용자의 공감과 참여를 끌어내며, 제품 기능이 아닌 ‘이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보여줬다. Cluely가 논란으로, Jenni AI가 공감으로 각각 팬덤을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4. 두 팀의 공통점은 빠르게 시장에 제품을 던지고, 사용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수집하며 개선하는 ‘피봇 루프’를 운영했다는 점. 거기에 더해 이 과정 자체를 공개함으로써 사용자와 신뢰를 쌓고, 커뮤니티 중심의 성장 구조를 완성했다.
5. 이 과정이 주는 시사점은 오늘날의 해자는 기술이나 기능이 아니라 ‘대중과의 연결’이라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관심을 어떻게 끌고, 그 관심을 어떻게 성장의 동력으로 바꿀지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6. 단, 화제성은 일시적이다. Cluely의 사례가 보여주듯, 제품·조직·콘텐츠·창업가의 방향성이 정렬되어야만 ‘관심’이 지속 가능한 해자가 된다. 즉, 회사 전체가 하나의 모멘텀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차별화가 완성된다.
요즘은 ‘좋은 제품’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AI 덕분에 기술의 격차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누가 더 빨리 만들고, 더 많은 사람에게 퍼뜨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됐다. 다시 말해, ‘무엇을 만들었는가’보다 ‘어떻게 알려졌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다.
이 공식은 원래 커머스 제품, 특히 코스메틱 브랜드에서 많이 보였다. 하지만 최근엔 AI가 일상에 깊이 스며들며, 그 흐름이 디지털 제품에도 확산되고 있다. 예전엔 러닝 커브가 가파르던 툴들이 이제는 ‘딸깍’ 한 번이면 끝이 되었고,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쓰느냐’보다 ‘어떤 이야기에 끌리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Cluely와 Jenni AI의 공통점도 여기에 있다. 두 팀 모두 ‘제품을 알려야 할 이유’를 미리 설계했다는 점. Cluely는 “Cheat on Everything(모든 걸 속여라)”라는 슬로건으로 논란을 유도했고, Jenni AI는 사용자의 고민을 밈으로 풀어내며 공감을 만들었다.
화제(Viral Issue)는 곧 유통 경로가 되었고, 사용자의 반응은 피드백 루프로 작동하며 제품을 더 빠르게 진화시켰다. 나 또한 현재 운영 중인 제품이 B2B2C에 닿아있는 만큼, 글을 보며 비슷한 생각을 했다.
제품의 내러티브가 고객에게 얼마나 빠르고 명확하게 전달되는지가 결국 제품 성장 속도를 좌우한다는 것.
가장 중요한 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순간’을 포착하는 일이다. 그 순간을 콘텐츠로 보여주고, 반응을 데이터로 학습해 다시 제품을 개선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 순환이 얼마나 빠르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느냐가 핵심이다.
오늘날의 해자Moat는 기술보다 모멘텀(확산력)에 있다. 바이럴, 콘텐츠, 커뮤니티, 그리고 제품 개선이 하나의 리듬으로 맞물릴 때 브랜드는 더 이상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성장할 수 있는 듯.
원글: 진용진님의 유튜브 게시물
1. 프로덕트 매니저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우선순위 속에서 무엇을 먼저 실험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이때 사고의 기준이 되는 것이 ‘가정(Assumption)’과 ‘가설(Hypothesis)’의 구분이다.
2. 가정은 아이디어 뒤에 숨어 있는 전제를 의미한다. 이를 명확히 드러내어 검증 대상으로 삼으면 불필요한 논쟁을 줄일 수 있다. 그중, LoFA(Leap of Faith Assumption)라는 개념이 있다. 성공에 필수적이지만 근거가 약한 가장 위험한 가정을 의미한다.
3. LoFA는 반드시 우선 검증해야 하는 가정으로써, 근거의 강도(X축)와 비즈니스 중요도(Y축)를 기준으로 매핑해, ‘근거는 약하지만 비즈니스적으로 중요도 높은’ 가정을 최우선 실험 대상으로 선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는 불확실성을 효율적으로 줄이는 핵심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4. 가정은 테스트의 대상이고, 가설은 실험의 대상이다. 즉, 가정이란 ‘믿음’을 공개적으로 검증 대상으로 삼는 것이고, 가설은 이를 측정 가능하고 반증 가능한 형태로 구체화한 것이다.
5. 예를 들어 “사용자는 찜하기 폴더 정리를 귀찮아한다”는 가정을 “AI 추천 폴더 기능을 제공하면 60% 이상이 7일 내 수락할 것이다”라는 가설로 전환한다. 이렇게 해야 팀은 행동과 데이터를 통해 검증할 수 있다.
6. 가정의 검증과 가설의 실험을 병행하면 팀은 오피니언 배틀이 아닌 근거 기반의 의사결정 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실패 여부보다 ‘검증되지 않은 가정은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대화가 전환되며, 학습 중심의 조직이 된다.
7. 결국 PM의 역할은 정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던지고 실험으로 검증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팀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힘을 얻게 된다.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다 보면, 가장 많이 부딪히는 문제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다. 요구사항에는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이로 인해 동시에 ASAP이란 우선순위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논의는 “누구의 의견이 맞는가”로 변질되고, 자칫 “누구의 목소리가 더 큰가”로 흘러간다. 이 시점에 성과 중심의 대화는 정치력과 경쟁 구도로 바뀌기도 한다.
그래서 글에서는 가정(Assumption), 가설(Hypothesis), LoFA(Leap of Faith Assumption)를 명확히 구분할 것을 제안한다. 글에 제시된 개념을 표로 정리하면 이와 같은데:
특히 신규 제품을 런칭하며 신시장에 여러 번 도전한 기획자인 나에겐 더더욱 공감되는 포인트가 많다. 시장적합도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가정’을 던진다. 예를 들어,
“채용 담당자들은 이제 ATS(지원자관리시스템)에 익숙하니 기본적으로 동시 보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초기 큐레이팅 요청은 기존 방식으로 채용을 실패한 포지션에서 먼저 발생할 것이다.”
같은 것들. 이런 문장들이 모두 LoFA의 형태를 띤다.
문제는 사전에 인터뷰나 리서치로 확보한 근거가 있어도 논리 전개 중 연결고리가 끊기는 순간이 생긴다는 점이다. 특히 조직이 이미 방향과 지향 성과를 먼저 정해놓은 경우에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LoFA를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팀이 공유하는 일 자체가 리스크 관리의 일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건, LoFA는 단순히 위험을 줄이는 개념이 아니라, 팀의 언어를 통일시키는 프레임워크가 될 수 있을 듯.
원문: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좁게: 타깃을 좁힐수록 시장을 지배한다
1. 초기 스타트업이 저지르는 가장 흔한 실수는 타깃 고객을 광범위하게 정의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성장의 첫 시작은 대부분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좁은’ 고객 집단을 설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신사업의 성장은 하나의 도미노가 다음 도미노를 쓰러뜨리는 연쇄 반응과 같기 때문이다.
2. 타깃을 좁혀야 하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폭발적인 입소문(WoM)을 만들기 위해서다. 동질적인 집단 내에서 15~18%의 침투율(임계 질량, Critical Mass)을 넘어서면 ‘우리 그룹의 표준’으로 인식되며 FOMO가 발생하고, 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마케팅 없이도 지수 성장을 이루는 기반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3. 많은 창업가가 타깃 좁히기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심리적 함정 때문이다. 거대한 비전과 초기 전략을 혼동하거나, 고객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솔루션’에 매몰되거나, 혹은 잠재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명확한 선을 긋지 못한다.
4. 명확한 타깃 정의를 위해 ‘I-E-T(포함-제외-트리거) 프레임워크’를 활용할 수도 있다. ‘활발한 사용자’ 같은 모호한 표현 대신 “일주일에 3회 이상 특정 목적으로 사용한다”처럼 객관적이고 측정 가능한 행동 기반으로 고객을 정의하고, 우리 제품을 간절히 원하게 되는 특정 사건(Trigger)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5. 타깃에 대한 깊은 이해, 즉 ‘인지적 공감’은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서베이가 ‘무엇’을 묻는 정량적 검증 도구라면, 인터뷰는 ‘왜’를 파악하는 정성적 탐색 도구다. “신뢰가 중요한가요?”처럼 직접적인 질문 대신 “최근에 어떻게 고용하셨나요?”와 같이 과거의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 물어봐야 진실에 가까운 답을 얻을 수 있다.
6. 초기 타깃은 단 하나일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테스트하려는 모든 타깃 가설이 그 자체로 매우 뾰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2~3개의 날카로운 가설을 동시에 테스트하며 어떤 시장이 가장 폭발적으로 반응하는지 ‘학습’하고, 가장 강력한 연쇄 반응을 일으킬 ‘1번 핀’을 찾으면 모든 자원을 집중해 확실히 쓰러뜨려야 한다.
7. 성공적인 타깃 확장은 ‘코어 집중’ 후 ‘인접 확장’ 순서로 이루어진다. 먼저 가장 높은 리텐션과 만족도를 보이는 핵심 고객(코어 세그먼트)을 완벽히 만족시켜 지배력을 확보한 뒤, 이들을 교두보 삼아 바로 옆의 인접 사용자 그룹이 겪는 핵심 장벽을 진단하고 해결하며 순차적으로 시장을 넓혀나가야 한다.
최근 제품의 월간 운영 데이터를 복기하며 뼈아픈 경험을 했다. ‘타깃 고객을 좁혀야 한다’는 그로스 전략의 대원칙을 충분히 지켰다고 생각했지만, 데이터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알지만 실행은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 같다. 우리는 왜 이토록 명확한 원칙 앞에서 번번이 실패하는 걸까? 어쩌면 ‘좁힌다’는 행위의 구체적인 성공 기준이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추상적인 기준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인구통계학적 정보, 산업군, 직무 등을 나열하며 타깃을 정의한다. 하지만 이런 정보의 조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여러 기준을 뭉뚱그려 ‘적당히’ 좁혔다고 합리화하기 쉽다.
그리고 또 하나는 ‘시장이 작아 보일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인 것 같다. 이는 결국 누구의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모호한 제품 기획으로 이어진다. 제품이 성공해서 가야 하는 장기적 비전으론 괜찮지만, 당장 현실에서 이 문제를 검증하는 데 있어선 위험한 생각인 것 같다. 다만 이 생각을 하게 되는 배경을 돌아보면, 결국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있어 상위 레벨의 OK를 받아오기 위함도 있다. 설득의 기술을 잘못활용한 게 원인이지도 않을까? 타깃을 좁히는 행위 자체보다, ‘얼마나, 어떻게’ 좁혀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교훈은 추상적인 페르소나 정의를 넘어, 측정 가능한 ‘첫 번째 성공 조건’을 설정하는 것이다. 우리 제품의 첫 번째 도미노는 무엇일까? 다음 분기 안에 20%를 점유할 수 있을 만큼 작고 명확한 시장은 어디인가?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겠다는 욕심을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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