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 방 여행하는 법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그

by 꿈꾸는 냥이

내 방 여행하는 법 세상에서 가장 값싸고 알찬 여행을 위하여


저자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번역 장석훈

출판 유유

출간 2016.03.24.



이 책은 어느 날인가 라디오에서 그 내용을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더욱 쉽게 손이 갔었는지도 모른다.(나의 이성이 눈치채기도 전에 시선이 머물던 그 순간 행동해 버린 동물성인 거지..- 영혼과 동물성의 한판승, 그리고 동물성에 승리라는... 무슨 소리냐? 읽어 보시면 안다.)



2년 전 5월, 동네 작은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뽑아 올린 이 핑크빛의 작고 얇은 책은 유유 출판사 특유의 '작고 가벼운 책'에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넣었다.


대체 방이 얼마나 넓기에 구석구석을 살펴본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 정도나 되느냐며 어디 한번 보자는 심산으로 책을 펼치게 만든다. 핑크 덕후에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예쁜 핑크빛 커버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헉.. 근데... 흠... 그자비에 님은 어쩌면 오래오래 전 아주아주 먼 옛날의 아재 개그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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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대체 무슨 소리냐 싶은 영혼과 동물성(타자)의 이론을 늘어놓고는, 우리를 이해시키는 중간중간 위트와 센스를 넘치게 보여주신다!!




(이 시점에서 왜 호박고구마를 외치던 그분이 오버랩되는지는 나의 영혼도 궁금해할 일이겠지만.. 그분이 떠오르는 걸 막을 수 없다는 게 또한 흥미로운 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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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일의 감금이라는 "심심함" 덕(?)에 탄생한 이 글들이 책으로 엮여 출간이 되면서, 이렇듯 글재주에 그림도 잘 그리던 군인 아저씨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었고! 후에 많은 철학자들이 칭송하였다고 한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최근 관심을 갖게 된 니체 님께서도 극찬을 하셨다고 하니, 오늘 이 책을 만난 건 우연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신기한 경험이기도 하고 말이야.


철학에 관한 무지함이라면 자신할 수 있을 정도이니, 중반이 넘어갈 무렵엔 결국 한계에 달하여.. 책갈피를 해 둔 채 다시 앞으로 돌아가 필기까지 하며 복습을 해야 했지만, 3시간이 어느새 지나는지 모를 만큼 재미있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이쯤 되면 느끼는 바 없니? 독서 좀 하자 냥아! )



인간 행동을 조절하는 (그리고 통제하는) 영역을


'영혼 vs 동물성'


으로 보고 이 두 영역은 한쪽이 다른 쪽을 지배하거나, 때로는 겹쳐지기까지 한다고 하는데,


문제는!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영혼이 동물성을 이겨줘야 통제라는 것이 되느냐?라고 생각하려던 순간! 동물성을 다시 이성과 지성 그리고, 어느 순간엔 이성을 놓친 감성 (때로는 지나친)으로 까지 보고, (하아...)


통제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후회나 상대를 배려하지 못함을 초래하는 상황 등을 방안의 구조물과 다양한 그림들을 활용해 풀어나가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어려웠을 뿐 ㅠ.ㅠ)


심지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게 하는 판타지까지 동원되는 상상력은 대체 언제 쓰인 책인지 출판 연도를 찾아보게 만들 정도였으니까.


도서관에 대출할 책들이 있어 가볍게 갔다가, 우연찮게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으니,

3년 전 어느 날의 나는 행복한 냥이였던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