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커튼을 제치면
아침햇살 받은 이슬이 반짝인다
옹벽 위에 죽단화가
진노란 꽃송이를 흔들어대며
내 영혼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
옹벽에 붙어 자라는 민들레는
처음에는 두 송이 꽃을 피우더니
8개의 꽃대가 잠에서 깨어나
아침햇살에 눈부셔하는 아기처럼
기지개를 켜듯 꽃잎을 펼치고 있다.
화단에 핀 핑크빛 금낭화는
고귀한 여인의 귀고리 같은 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아침바람에
이리 저리 흔들며
자태를 뽑고 있다.
옹벽 위의 죽단화는 봄을 재촉해 보내는
퍼레이드를 하는 듯 바람에 너풀거리며
캉캉춤을 추고 있다.
어느새 초록으로 변한 산을 바라보며
멀리서 훈풍에 떠밀리듯 봄은 떠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