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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olee Oct 26. 2024

과거의 속도, 현재의 여유

20대와 30대는 나에게 완전히 다른 시절이었다. 20대는


한국에서 보냈지만 30대가 되면서 나는 중국으로


넘어왔고, 전혀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익숙하지


않은 나라에서 낯선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는 건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선택한 직업은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다. 매달 벌어서 겨우 생활비를


충당해야 했고, 밥 한 끼를 걱정하는 날들도 많았다.


주변을 보면, 친구들은 안정된 직장에서 높은 월급을


받으며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였다. 그들과


비교하면, 나는 매번 한 달 벌어서 한 달을 겨우 살아가고


있었다.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옳은 건지, 왜 나만 이렇게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건지 고민하며 수없이 좌절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40대가 되고 나니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포기를 한 건지 모르겠지만 과거처럼


남들보다 빨리 가야 한다는 조바심이 사라졌다. 이제는 꼭


남들과 같은 속도로 살아갈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는다.


남들보다 천천히 가더라도 내 방식대로 나만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은 종종 나를 비난하거나 조롱한다. "넌


도대체 뭐 하고 살아왔냐?"라며 내 삶을 평가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예전의 나는 이런 말들에 크게 상처를 받았지만,


지금은 그런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이것이 나의


현실이고, 나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여전히 경제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고 마음의 안정도 완전히


이루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이 40대가 되었다고 마법처럼


해결되는 건 아니었다.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지금


내가 불안해하고 슬퍼한다고 해서 상황이 좋아지거나


나빠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제는 흐름에 몸을


맡기는 법을 배우려 한다.



인생의 자전거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중요한 것은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내 속도에 맞춰 천천히


가는 것이다. 빠르게 달리는 것이 정답은 아닐지도 모른다.


결국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나의 속도로, 나의 방식대로 가는


것이야말로 내가 추구해야 할 삶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생각만으로도 나는 조금 더 여유롭게, 조금 더


가볍게 페달을 밟아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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