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
[심리학자의 시선으로 다시보는 이야기]
거북이는 오늘 아침도 느릿하게 눈을 떴다.
첫 번째로 손이 간 건, 베개 옆 휴대폰
무심코 SNS를 열자,
익숙한 얼굴이 피드 맨 위에 떠올랐다.
토끼였다.
“아침 요가 완료”
“오운완! 오늘도 나 자신에게 박수!”
“명상 숲에서 한 컷!”
“이번 달 자격증도 통과”
토끼는 여전히 멋지게 살고 있었다.
날씬한 몸, 반짝이는 눈, 긴 귀, 매끄러운 털.
어디를 가도 그림 같고
늘 웃고 있는,
항상 바쁘고 빛나 보였다.
거북이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토끼보다 더 빠르게, 더 멋지게, 더 똑똑하게 살아야 해!’
그 다짐 하나로,
고향 바다를 떠나 토끼가 있는 도시로 나왔다.
서둘러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요가를 하고
명상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토끼가 하는 것을 하면 할수록
허리는 쑤시고, 눈은 충혈됐다.
머릿속에는
“왜 이렇게 나만 못하지?”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하루를 다 써도 남는 것은
“결국 … 오늘도 아무것도 못 했어.”라는
자책뿐이었다.
밤이 되어도 마음은 가라앉지 않았다.
거북이는 결국, 토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토끼야, 오늘도 어디…. 다녀왔어?”
잠시 후, 답장이 왔다.
“나? 나 요즘 그냥 쉬는 중이야. 아파서 누워 있었어”
“..? 뭐라고? 그럼…. 오늘 올린 피드는?”
“하하, 그건 다 예전 거야.”
그 순간 거북이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아무 말 없이 불을 껐다
처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거북이는 알람 없이 눈을 떴다.
어딘가 조금 덜 무거운 마음으로
창밖 햇살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우리가 비교하는 삶은, 누군가의 편집된 하이라이트일 뿐이에요.
당신의 진짜 하루는, 그 자체로 충분히 소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