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했던 일상은 번득이는 칼날에
산 채로 포가 떠지고
작은 부레 하나만 살아서
아득한 바다를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
한 생애 멀미 없이 잘 살았다
마지막 날숨으로 고백도 했지만
뒤척이던 바다는 끝내 모른 척
외면하고 말았다
살점 없는 늑골 부러지는 소리
아파도 울지 말자
어쩌면 그대도 지금 이 시간
순백의 회 한 접시로 남아서
심해의 자유를 꿈꾸며 잠들었겠지
달빛에 반짝이는 비릿한 기억들은
늙은 어부의 낡은 뱃머리에서
출렁이는 포말로 부서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