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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지락

by 바롱이

청주 육거리시장으로 가는 늙고 낡은 골목, 셔터에 그려진 그림이다.

'꼼지락'은 "몸을 천천히 좀스럽게 움직이는 모양."이라고 표준국어대사전은 설명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긍정적인 단어로 보이지 않는다.

배에 탄 애벌레와 풀잎에 매달린 애벌레가 그려져 있다. 그림 그린 이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여러 생각이 들게 한다.

풀잎에 남은 애벌레는 배를 탄 애벌레를 부러워할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꼼지락거리며 인생을 산 건 아닌지, 아니면 그렇게 사는 게 인생인 건지.

나는 어떤 애벌레일까? 오늘도 '꼼지락'이라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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