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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PLERS Jun 14. 2017

BUSINESS

as usual

직장인과 사업가의 가장 큰 차이는 스트레스다. 사업을 해봐야지만 알 수 있는 게 사업가의 스트레스다. 직장 생활할 때는 내 사업 내 마음대로 하면 소원이 없겠다 싶은 마음을 가지면서 자기 사업을 꿈꾸지만 막상 사업하면 직장생활이 낫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100이면 95명쯤 되는 것 같다. 나머지 5명만이 사업이 천성인 사람이다. 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생기는 많은 고민과 이슈와 스트레스를 그저 그냥 내 일이니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내야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


윤경양식당, 고니스, 삼삼하우스, 윤경양식당 잠실점, 소마이피자, 중국 위해의 위고프라자 식음 프로젝트, 윤경양식당 제주도 프로젝트. 나와 와이프 단 둘이서 7개 업장 프로젝트 일을 하고 있다. 사업도 사업이지만 집에는 26개월 아들 샘, 6개월 딸 솜이가 있다. 도와주시는 분도 없다. 가끔 만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일을 하냐고 물어보는데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하는 것이다. 진짜 그냥 한다. 아니 그냥 해낸다. 어떠한 상황이 와도 이겨내고 해결하고 풀어내서 해낸다.


비즈니스 2년 하면서 초보 사장으로 수많은 내부적인 일을 겪었는데(직원, 손님, 제품, 서비스, 인테리어, 주변 관계, 가족 등등 셀 수 없다.) 최근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윤경양식당에서 주방장으로 일하던 사람과 고니스에서 일하던 사람(이 둘은 친구사이이고 윤경양식당에서 주방장으로 일하던 사람이 고니스에서 일하는 사람을 소개하여 줌)이 성수동에 윤경양식당을 카피한 식당을 차렸다. 그냥 컨트롤 브이, 컨트롤 씨를 했다. 그리고 고니스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친구가 고니스 근처에 고니스 버거 빵 납품하는 업체에서 빵을 받아 햄버거를 파는 식당을 차렸다. 


이슈는 이슌데 내가 뭐 이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냥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일단 우리 브랜드가 남이 따라 할 만큼 가치가 있는 브랜드라고 정신승리 시전을 한다. 그리고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하는 마음으로 다시 우리 매장들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식당이 고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가치 그것에 집중하고 그 가치를 더욱 올리는 수밖에 없다. 그들이 자리 잡을 시간 동안 열심히 비즈니스 해서 자리 잡고 나면 그들과 아주 가까운 곳에 그들의 고객을 모조리 가져올 수 있는 매장을 차려볼까 하는 생각도 한다.


오늘은 몸이 너무나 피곤하고 임파선도 붓고 해서 병원에서 좋다는 수액을 맞고 약국에서 추천하는 비타민도 샀다. 사업이라는 게 원래 이런 거라는 생각이다. 지뢰가 가득한 길에서 무조건 앞으로 가야 한다. 지뢰를 해체하거나 피해가거나 밟고 지나가거나 어떻게 하던 어떻게든 앞으로 가야 한다.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같아서 머물러 있다가는 그냥 깔려 죽는 것이다. 근데 참 골 때리는 게 이게 참 재미있다. 이런 지뢰밭을 헤치고 앞으로 나가는 일상이 언제나 흥분되고 즐겁다. 


별 이야기도 아니지만 이렇게 쓸데없는 글을 쓰니 좋다. 사업하면서 가치관의 엄청나게 큰 변화가 생겼는데 사서 쓰는 것보다 만들어 파는 것이 비교할 수 없이 좋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음식도 먹는 것보다 만드는 것이 좋다. 글도 마찬가지다. 읽는 것도 좋지만 쓰는 것이 읽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이 좋다. 오늘을 쓰며 내일은 읽기만 해도 기분 좋아질 만한 글을 쓰기 위한 내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내일을 위해 조금만 더 고민하고 자야겠다.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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