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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kgu Dec 14. 2021

세탁 유튜버 세탁설에게 듣는 겨울 세탁의 모든 것

과학과 살림의 하모니

세탁이라고 하면 더러워진 옷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단순 가사노동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세탁은 과학이자 기술의 영역이다. 세탁 유튜버 '세탁설'은 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세탁 살림 노하우를 공유한다. 49만 유튜버 세탁설을 만나 알면 알수록 쓸 데 있는 세탁 이야기와 지금 계절에 필요한 세탁법에 대해 물어보았다.  


살림 유튜버는 많이 들어보았는데 '세탁'에 특화된 세탁 유튜버는 처음인 것 같아요

10년 정도 세탁소를 운영했어요. 세탁소를 하기 전에는 영화 현장에서 일했죠. 결혼 후 생계를 위해 아버지 세탁소를 물려받았는데요, 영상과 창작에 대한 갈증은 늘 있었어요. 때마침 유튜브라는 좋은 채널을 발견했고 세탁과 관련된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의 전공과 현재의 전공이 더해져 새로운 직업이 하나 더 생긴 거죠.


소재는 일상적인데 내용은 과학적이고, 방법은 간단한데 효과는 확실한 게 세탁설 콘텐츠의 매력이라고 해요

많은 분이 필요로 하고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해요. 처음에는 저의 '전문성'을 많이 보여줘서 신뢰를 쌓으려고 했는데 구독자가 원하는 건 매일 쓰는 베개 솜이나 아끼는 운동화 세탁 방법이더라고요. 계절, 사회 이슈 등 우리의 삶과 밀접하고 평범한 주제를 통해 제대로 된 세탁 정보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별거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쨌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삶에 대한 이야기니까요. 우리의 삶과 밀접한 콘텐츠를 만드는 거죠.  

동시에 세탁설님의 영상을 보다 보면 세탁의 과정이 과학실험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약은 약사에게처럼 세탁은 세탁소에 제대로 맡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제가 전하고자 하는 또 하나의 메시지가 제대로 전해진 거네요! 세탁 팁을 알려주는 것도 있지만 세탁소가 하는 일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우리나라는 소득수준이나 물가에 비해 세탁 서비스 이용료가 많이 낮은 편이에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소비자에게 우리가 하는 일을 제대로 보여주거나 설명한 적이 없더라고요. 세탁소에 맡겨진 내 옷이 어떻게 세탁되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미용실에서 디자이너가 시술 방법, 사용 제품 등 그들이 가진 기술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처럼 세탁업계도 소비자에게 우리가 하는 일과 그 가치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세탁업도 전문성과 기술을 필요로 하며 꾸준한 공부가 필요한 일이거든요.


동종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세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대체로 연세가 있으신 경우가 많아 이런 기술이나 정보 공유를 마냥 좋아하지는 않으세요. 다들 힘들게 배우고 실패도 하며 체득하신 기술이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세탁 관련 비대면 서비스나 체인점이 많이 생기는데 기존의 동네 세탁소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업계 변화는 불가피하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생긴 영향력이 제가 몸담은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세탁설님의 선한 영향력을 위해 세탁소를 더 자주 찾아야겠어요(웃음)

그럼 저희는 감사하죠(웃음) 하지만 무조건 세탁소가 답은 아닌 거 아시죠? 옷을 구매하시면 꼭 케어라벨을 확인하셔야 해요. 소재와 세탁 방법을 확인하고 어디서 어떻게 세탁할지를 결정해야 하죠. 만약 집에서 세탁하기로 했다면 비슷한 컬러별, 소재별로 분류해서 세탁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관리가 될 거예요.


겨울 의류는 케어라벨을 보면 대부분 드라이클리닝을 추천하는데 매번 세탁소에 갈 수도 없고... 좋은 방법 없을까요?

여름 의류는 땀에 의한 수용성 오염이 많은데 겨울 의류는 대부분 외부 오염이에요. 코트는 외출 후 옷솔, 브러시 등을 활용해서 먼지 등을 털어주세요. 그날 오염은 그날 제거하는 게 좋습니다. 약국에 파는 에탄올을 구입해 물에 희석하여 뿌린 후 옷을 빗겨주면 냄새도 제거됩니다. 아. 동물성 섬유나 의류는 사람의 머리(털)이라고 생각하면 관리가 조금 쉬워요. 빗질을 해주면 우리 머릿결이 좋아지는 것처럼 브러시로 빗어서 오염을 제거하고 결을 정리해주면 자주 드라이클리닝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패딩은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패딩도 소재에 따라 다르니 케어라벨을 먼저 확인해봐야 해요. 워셔블 패딩이라면 물세탁을 해도 괜찮지만 아닌 경우에는 세탁소에 맡기는 게 좋죠. 물티슈나 클렌징 티슈로 오염을 부분적으로 제거하기도 하는데 흰 패딩이라면 옷에 얼룩이 생길 수 있어 추천하진 않습니다. 패딩을 입다 보면 충전재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내부 충전재로 많이 사용되는 오리나 거위 털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뭉치게 돼요. 주기적으로 손으로 털어주거나 건조기에 살짝 돌려주면 충전재를 빵빵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 자주 입는 니트, 늘어나지 않게 세탁하는 방법도 궁금합니다

겨울철 니트 세탁, 정말 어렵죠. 줄어들거나 늘어난 니트로 세탁소를 찾는 분들도 많아요. 니트는 물을 엄청나게 많이 빨아들이기 때문에 집에서 세탁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세탁기 울 코스도 100% 믿을 수 없죠. 그나마 아크릴 소재의 니트, 워셔블 니트는 세탁기를 사용해도 괜찮지만 캐시미어나 울 소재의 니트는 일단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고 세탁하는 게 좋습니다. 마음을 비우는 거죠.


일단 포기하고 시작해야 하네요

그렇다고 답이 없는 건 아니에요. 니트가 줄어드는 이유는 마찰 때문인데 이 마찰을 최소화하면 니트의 줄어듦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니트를 접어서 끈으로 묶어 고정하고 두세 벌 같이 울 코스로 돌려주면 옷감이 받는 충격을 조금은 줄여줄 수 있습니다. 세제는 당연히 울 세제를 사용해야 하죠. 동물성 섬유의 경우 알칼리성이랑 별로 친하지 않아요. 구연산을 살짝 푼 물에 5분 정도 담가 옷감을 산성 상태로 만들어주면 알칼리성에 의한 손상도 조금은 줄일 수가 있어요.  


묶어서 세탁하게 되면 오염 제거가 잘 될까요?

니트류는 때는 덜 빠지더라도 부드럽게 아기 다루듯 세탁해야 오래 입을 수 있습니다. 오염 제거하겠다고 옷을 망쳐버릴 수는 없잖아요. 케어라벨을 꼭 확인하라고 말씀드리는 이유가 이거예요. 옷감과 먼저 친해져야지 그 옷을 잘 관리해서 오래 입을 수 있습니다. 옷을 사랑한다면 옷감에도 관심을 가져주세요. 물론 겨울옷들이 여름옷에 비해 소재가 다양하고 까다롭긴 하죠. 고가의 제품이나 관리가 어려운 동물성 소재의 옷은 세탁소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겨울옷은 세탁도 문제지만 정전기도 스트레스예요

제일 좋은 방법으로 섬유 유연제가 있습니다. 정전기는 건조해서 생기는 건데 섬유 유연제로 어느 정도 보습을 해줄 수 있어요. 건조기를 사용할 때도 너무 바싹 말리는 건 피하는 게 좋습니다. 섬유 유연제가 싫다면 헹굼 단계에서 구연산을 사용해도 좋아요. 유독 정전기가 심한 분이라면 천연소재로 된 옷을 입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옷이 닿는 피부 보습을 잘해주는 것도 좋고요.


다양한 방법이 있네요

정전기의 원인이 다르니 해결 방법도 다양합니다. 세탁을 세탁기에 옷을 넣고 돌리고 말리는 게 전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세탁에도 다양한 방법과 과정이 있어요. 하나씩 경험해보며 나 혹은 옷감에 더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거죠.     

세탁을 주제로 3년 이상 유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겠네요. 현재 강연, 출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의 유튜브를 가능한 오래 하는 게 지금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세탁에서 살림까지 콘텐츠를 확장할 계획도 있고요. 세탁과 살림 속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있어요. 환경문제, 가사분담 등 사회적 이슈와 연관되어 있기도 하죠. 이런 소재들을 잘 활용해서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또 요즘 유튜버를 보면 웹드라마, 웹예능 등 대형 콘텐츠도 많이 만들고 있어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세탁설에서 확장된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제 영화도 만들어보고 싶고요  


<49만 세탁 유튜버 '세탁설'이 추천하는 가정 필수 세탁 도구 3>

1. 옷솔

- 코트, 재킷 등 매일 입지만 세탁하기 어려운 옷을 관리할 수 있는 가성비 최고의 아이템!

2. 보풀제거기

- 칫솔, 면도기 등으로 보풀 제거가 가능하지만 기계를 따라올 수 없다. 5만 원대 세탁소용 보풀제거기를 추천.

3. 열판 다리미

- 세탁소에서도 건조기를 쓰지만 옷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열판 다리미가 있기 때문! 스팀다리미가 펴줄 수 없는 주름까지 열판 다리미로 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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