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심리학자가 일억 모으는게 얼마나 걸릴까 (7)
Day 220 - 01/01/2026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 오랜만에 '미국 심리학자의 1억 모으기' 시리즈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제 삶에는 재정적으로 아주 큰 변화가 있었는데요. 바로 제가 집안의 모든 재정을 총괄하는 '경제 사령관'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저희 부부는 결혼 후에도 각자 돈을 관리해 왔습니다. 그런데 작년 연말쯤, 남편의 카드 빚이 계속 쌓이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됐습니다. 긴 논의 끝에 결국 제가 모든 재정을 담당하기로 결론을 내렸죠.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정말 큰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평소 달걀 가격 하나, 기름값 10전 하나에도 꼼꼼하게 따져가며 사는 남편이 카드 빚을 쌓아두고 있었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곧 이것이 남편이 가진 ADHD 증상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며 깨달은 점은, ADHD가 있는 경우 눈앞에 보이는 가격은 꼼꼼하게 통제할 수 있지만, 카드 빚이나 매달 갚아야 하는 학자금 대출(Student loan) 같은 것들은 '가상의 돈' 혹은 '나중에 해결해야 할 문제'로 치부해버린다는 것이었어요. 이럴 때 뇌의 행정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된다는 사실을 배우며, ADHD 남편을 나날이 새로이 배워가는 중입니다.
그래서 일단 제가 남편의 모든 부채 금액과 납부 기한(due date)을 파악했고, 집안 전체의 수입과 고정·변동 지출을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남편의 카드 빚은 이자율 0%인 카드를 새로 개설해 모두 옮겨두었고, 매달 일정 금액을 꼬박꼬박 갚아나갈 예정입니다.
다행히 남편은 장보기 금액만큼은 철저히 따지는 사람이라, 매주 월요일에 장보는 비용과 개인 용돈을 합쳐 300불씩 체크카드로 입금해주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최소 3개월간 남편은 체크카드만 쓰게 될 거예요. 남편이 제 판단에 큰 저항 없이 따라주고 있어서,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빚을 다 갚으면서 순자산 1억을 언제 모을 수 있을지는 솔직히 아직 미지수입니다. 그래서 계획을 조금 수정하려 합니다. 고정 부채와 카드 빚은 따로 분리해서 계산하되, 우선은 '현금 1억'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달려보려고 합니다.
현재 저희 가족의 재정 상태(고정 부채 제외)는 이렇습니다.
보유 현금: $5,366
현재 부채: $9,581.51
총계: -$4,215.51
신혼부부는 빚 갚는 재미로 산다는 말도 있던데, 사실 아직 '재미'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비로소 집안 경제의 전체 구조를 다 볼 수 있게 되어서 마음은 훨씬 편안합니다. 단순히 한 푼 한 푼 아끼는 것에 급급하기보다, 예산(Budget)을 짜고 그 안에서 '통제된 자유'를 누리게 되어 기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심리학자로서 돈과 관련된 인간의 심리, 그리고 통제의 메커니즘을 더 깊이 배우게 되리라 믿습니다. 2026년, 마이너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저희의 여정을 계속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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