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

환희 씨, 우리가 딸기를 나눠 먹은 적이 있었던가요?

by 노을책갈피
이제 화병 속 장미는 꽃잎 끝이 갈색으로 변하며 점차로 생기로움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환희 씨를 생각하다가 책상에 떨어진 작은 초록색 잎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저녁에 먹었던 금실 딸기 잎이었습니다. 그 잎을 코에 대고 향을 맡는 순간에 생명이 느껴져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환희 씨, 우리가 딸기를 나눠 먹은 적이 있었던가요?
김현 <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


저자는 마무리 쓰는 방법 중 글 요약+ 여운 주기(물음)를 통해 글의 주제인 생명력과 연결해서 글을 마무리했다. 도입부에 언급했듯이 저자는 다른 꽃들에 비해 생명력이 길어서 오래 볼 수 있는 하젤 장미 일곱 송이를 사 왔다.

일곱 송이 중에서도 생명력이 가장 긴 한송이가 있었다.

저자와 인연을 맺었던 편집자 이환희 씨에 관한 추모의 글을 청탁받고 그 꽃 한 송이를 유난히 자주 들여다봤다고 한다. 이환희 편집자는 은유 작가를 통해 생전에 상상력과 따스함, 예리함과 열정을 갖춘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환희 씨의 겸손한 입말, 저자가 알 수도 있었을 무수한 환희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 화병 속 한송이는 꽃잎 끝에 갈색으로 변하며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는 찰나에 저녁에 먹었던 금실 딸기 잎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잎을 코에 대고 향을 맡는 순간에 거짓말처럼 환희 씨가 되살아난 것처럼 생명력이 느껴져 눈시울을 붉혔던 것이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환희 씨, 우리가 딸기를 나눠 먹은 적이 있었던가요?"라는 물음을 통해 생전 이환희 편집자와의 추억을 되새겨보며 여운을 주는 방식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저자는 이환희 편집자를 생각하는 찰나에 금실 딸기 잎을 통해 생명력을 느끼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했는데, 이환희 편집자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그 먹먹한 물음이 저자의 애절한 마음을 절절하게 대변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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