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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 위버 Apr 04. 2023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양성법

내가 이해한 바로는 이렇다. 3차 산업혁명의 키워드가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면,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인공지능과 스마트시스템이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인공지능이 범람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능력은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능력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 두 능력은 태고적부터 중요했다. 개인의 자유 수호와 행복을 위해서. 그런데 이제 올 것이 온 것이다. 더 이상 순응하는 부지런한 일개미 같은 사람들로는 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니 이제야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능력이라는 히든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나는 기업들의 관점에서 이 두 능력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비법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바라는 대로, 학교가 바라는 대로, 직장이 바라는 대로, 남들이 바라는 대로, 이렇게 살기 바라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길 바랄 것이다. 단지 그게 잘 안될 뿐이다. 그런데 자기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고 자유롭게 사는데 필요한 것이 창의성이고 사고력이다. 무엇인가를 발명하고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데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삶의 크고 작은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대인관계를 맺어가는데 두루두루 필요한 것이 창의성이고,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킬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비판적 사고능력이다.


이러한 나의 관심에 부합하는 한 소설을 만났다. 청소년 소설 ‘미스터리 철학 클럽’(아일랜드 배경)이다.


모범생과는 거리가 있는 주인공 마일로(중학교 1학년)는 일종의 선도부인 “모범교육생”들에게 쫓기다 학생금지구역인 어설라의 정원에 들어가게 된다. 어설라는 ‘평생직장 보장학교’의 정원지기이다. 그는 과거에는 철학교사였으나 직장을 구하는데 쓸모없고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철학과목이 없어지자 정원으로 쫓겨난 선생님이다. 어설라는 친구를 위하여 교장에게 반항했다는 마일로의 이야기를 듣고 마일로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대화를 통해 마일로가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는 것을 돕는다.


그런데 어느 날 같은 초등학교에서 온 친구가 몇 일동안 사라졌다 나타났는데 눈에는 생기가 사라지고 교장의 노예처럼 구는 모습을 보게 된다. 용감한 마일로는 스스로 탐색하여 그 이유를 알아낸다.


중등과정인 이 학교는 현재 세계에서 랭킹 2위인데 1위 탈환을 위하여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바로 그 음모는 학생들을 세뇌하여 오로지 교사들이 특히 교장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고 오로지 기업에 알맞은 역량을 기르는데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리듀콘6000이라는 기계를 개발한다. 머리를 이 기계에 부착하 학생들에게 온갖 좌절감과 미래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할 이미지들이 반복해서 나타남으로써 학생들이 교장의 말에 절대복종해야 자신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학교는 이것을 중학교 1학년부터 바로 적용하고자 한다.


어설라와 이를 막는 방법을 의논한 마일로는 우선 자신처럼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는 몇몇 친구들을 모아 어설라의 정원에 초대하고 아이들의 모임은 미스터리 철학클럽이 된다. 어설라는 아이들에게 대화를 하게 하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런데 정원에 나타난 교장과 모범교육생들에 의해 아이들은 정해진 구역을 이탈했다는 죄목으로 지하방으로 끌려가 리듀콘6000에 앉혀진다. 마일로는 자신과 친구들에게 어설라가 해준 말을 상기시킨다. 질문하는 마음이 가장 무너뜨리기 어렵다고. 우리는 의문을 품어야 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다고.


아이들은 자신들의 생각으로 기계의 세뇌에 저항하고, 그동안 한 명씩만 처리했고 저항을 받아본 적이 없는 기계는 그룹 저항 에너지를 받자 과부하에 걸려 작동을 멈추게 된다. 지하방에 감금되어 있던 아이들은 어설라의 도움으로 구출되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진행 중이던 졸업식에 나타나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는다. 한 아이가 학생들의 교복은 물론 의자도 제어하고, 학생들의 24시간을 감시하기 위해 제공되었던 스마트 워치로 녹음한 교장의 발언을 공개한 것이다. 학생들을 공장식으로 길러내어 기업에 공급하려던 교장의 계획이 온 세계에 폭로된 것이다.


문득 한 손에는 저울과 한 손에는 법전을 들고 있는 법의 여신상이 생각난다. 생각의 여신이 있다면 내가 상상하는 여신상은 한 손에는 독서와 한 손에는 토론을 들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대화(토론)로써 생각의 힘이 자라나고 그 힘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상큼 발랄한 스토리로  보여주었다.


유대인들의 하브루타 교육방식이 유명하다. 그들이 다른 민족들보다 더 뛰어나서 수세기 전부터 토론의 중요성을 깨달았을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토론 교육법은 그들이 다른 민족보다 고난과 시련을 많이 겪으면서 힘들게 터득한 생존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맨주먹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하늘이 준 최대의 자원 즉 생각하는 힘을 꺼내 쓸 방법 중 하나를 찾은 것이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람들은 이모저모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이 위기에 사람들이 살길을 찾고자 고심한 결과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능력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게된 것이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도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도 생각하는 힘이 더욱더 절실해진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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