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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추는 마음의 자리>

브런치의 식탁에서, 다시 나를 써 내려간다

by 숨결biroso나


“요즘 뭐든 비싸서 사 먹으면 성에 안 차더라구요.”
댓글을 쓰며 생각에 잠겼다.


브런치 정도는 별거 아니라 집에서도 충분히 해 먹을 수 있는데,
굳이 밖에서 소비하는 이유는 음식 때문이 아니겠죠.

아마도 그 시간의 공기와 여유,
누군가 대신 차려준 정성에 잠시 기대고 싶은 마음 때문일 거예요.


창가 자리에서 조용히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낯선 사람들의 대화를 흘려듣다 보면
내 일상도 조금은 다르게 빛나는 순간이 생기니까요.

결국 우리가 진정 누리고 싶은 건 음식이 아니라,
'잠시 멈추는 마음의 자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왠지 모르게 허전하고, 마음조차 편치 않은 날들.

브런치 한 끼조차 마음 편히 즐기기 어려운 요즘,


나는 대신 ‘브런치에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누군가는 브런치를 먹으러 나가기도 하겠지만
나는 매일 브런치에 나를 올린다.


커피 향 대신 문장의 숨이 퍼지고,
토스트 대신 단어들이 구워진다.


식탁 대신 글의 자리에서
나는 잠시 멈추고, 다시 살아난다.


브런치는 원래 ‘먹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 브런치는,
‘쓰기’로 자신을 다시 품는 시간이다.

창문을 잠시 열어 두고 키보드를 두드리면
바깥의 공기가 한 줄 한 줄에 스민다.


그날의 빛, 바람, 기분이
문장 속으로 흘러들어 글이 된다.


그건 배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비워내는 일에 더 가깝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내 안의 불필요한 말들을 털어낸다.


쌓인 생각들이 조금씩 정리되고,
묵은 감정들이 천천히 식는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의 숨결을 확인하기 위해 쓴다.


카페의 브런치가 마음을 쉬게 하듯,
브런치 글쓰기도 나를 숨 쉬게 한다.


글의 리듬은 호흡이 되고,
문장은 나의 체온이 된다.


한 문단을 쓰고 나면
숨을 들이쉬듯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그건 소모가 아니라 회복이다.


세상은 점점 빠르게 흐르고,
생각보다 많은 말들이 우리를 통과한다.


그 속에서 내가 내 목소리를 잃을 때,
글쓰기는 다시 중심을 찾아주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의 틈새에 앉아
글을 먹고, 마음을 씻는다.


어떤 날은 문장이 잘 써지지 않는다.
커피는 식고, 화면은 비어 있다.


하지만 그 빈 화면을 바라보는 그 순간조차도
위로가 되는 시간이다.


멈춰 있는 나를 마주하는 일,
그게 바로 나를 회복시키는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무언가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


한 문장 한 문장 써 내려가는 동안
세상의 소음은 멀어지고,
내 마음의 풍경이 다시 드러난다.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다독인다.


누군가는 브런치 카페의 창가를 택하고,
누군가는 운동화 끈을 묶으며 하루를 견딘다.


그리고 나는, 글을 쓴다.
그게 나의 브런치다.


누군가가 차려준 식탁 대신
내가 만든 문장 위에서,
나는 잠시 멈추고 다시 호흡한다.


결국 나에게 브런치는
먹는 것이 아니라 쓰는 일이다.


글이 나를 덮고,
문장이 나를 품을 때,
그제야 하루가 조금 단정해진다.


마음을 비워내는 글 한 편이
다시 나를 채우고, 돌보는 방식으로 돌아온다.
그건 커피처럼 쓴맛이 나기도 하지만,
끝내 향이 남는다.



오늘도 나는 쓴다,

나를 잃지 않기 위한 가장 맛있는 브런치를!



여러분의 브런치는 지금, 어떤 의미인가요?







어떤 날은
쓰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된다.

어떤 날은
쓰며 견딘다.

어떤 날은
쓰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쓰게 된다.

쓰는 동안,
나는 가장 나다워진다.

그것이 나를 구하고,
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글을 쓴다는 건,
나를 다정히 안아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글들이,
어느새 누군가에게 닿아
위로가 되었음 한다.

그래서 오늘도,
숨 쉬듯 쓴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내일도 써 내려간다.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오늘도 나를 품어준다.

"쓰는 일은, 나를 다시 품는 일이다."

by 숨결로 쓰는 biroso나.



"문장은 나의 호흡이자, 내가 차려낸 마음의 식탁이다."


누군가에게는 여유의 식탁,
누군가에게는 회복의 자리일지도 모르지만
요즘, 저의 브런치는
마음을 천천히 데우는 문장 한 줄입니다.

이곳에서 잠시, 마음을 다독이며
서로의 브런치를 나누는 조용한 식탁이 되길 바랍니다.






《숨, 그 결로 나를 품다》 삶의 틈에서 다시 나를 안아주는 문장들. 몸과 마음의 결을 따라 흘러가는 숨처럼 조용하지만 단단한 회복의 기록입니다.





#브런치글쓰기 #나를품는시간 #일상의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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