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멈춘 시간, 조용히 안겨오는 파도
창밖은 여전히 밝은데
눈을 감으니 바다가 밀려왔다.
바람도, 소리도, 시간도
모두 희미해지고
몸은 어느새
물속에 잠긴 듯 가라앉았다.
낮잠이란,
세상의 모든 흐름에서
잠시 빠져나오는 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고,
누구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은
조용한 은신처.
꿈인지, 기억인지
알 수 없는 장면들.
물결처럼 스쳐가고,
그 사이로 마음이 숨을 쉰다.
오늘도 이렇게
한순간이라도 멈춰 설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한 하루일지 모른다.
낮잠 속의 바다는,
깊지도 얕지도 않은 곳에서
조용히 나를 안아준다.
낮잠 속의 바다는,
내 마음이 잠시 머물던 곳이었다.
눈부신 낮빛 속에서도
내 안엔 고요한 파도가 출렁였다.
by 숨결로 쓴다ⓒ biroso나.
바람처럼 스쳐간 낮잠 한 조각이
하루를 다 안아주었다.
《마음에도, 쉼표를 찍는다》는 매주 수/토요일
당신의 마음에 조용한 쉼표 하나를 놓아드립니다.
<biroso나의 숨결 감성 연재>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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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 《엄마의 숨》
2) 화/ 토 《가장 처음, 마음이 말을 걸었다》
3) 수/ 금 《다시, 삶에게 말을 건넨다》
4) 수 / 토 《마음에도, 쉼표를 찍는다》
5) 목 《별을 지우는 아이》
6) 목 《무너지는 나를 바라보는 기술》
7) 금 《아무 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
8) 일 《말없는 안부》
9) 일/ 월 《가만히 피어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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