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 어린 날의 자화상

by 서완석

내 어린 시절,

전학 갈 때면 생활기록부와 건강기록부만 들고 갔다.

교무실에 들러 새 반 배정받고,

떨리는 마음으로 6학년 7반 담임 선생님 앞에 섰다.

선생님께서 생활기록부를 꼼꼼히 읽으셨다.

그 순간, 현기증이 났다.


"너 고집이 세니?"

"아니요. 고집 세지 않습니다."
"통지표에 딱 한 해만 빼고 다 고집이 세다고 적혀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고집 세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내 생활기록부에

'고집이 매우 셈'이라고 또박 또박 써 넣으셨다.


생활기록부는 학기말에 쓰는 것 아닌가?

울엄마는 고집 세다고 때리셨지만,

선생님들은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미리 알았더라면

나도 고집 세다고 말했을 텐데.


5년은

너무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글쓰기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