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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白露): 이슬처럼 맑고 시적인 순간의 기록

가을의 문턱에서 만나는 흰 이슬의 철학, 시간과 자연이 빚어내는 순수한

by 월하시정

가을의 문턱에서 만나는 흰 이슬의 철학,

시간과 자연이 빚어내는 순수한 아름다움


목가적인 백로의 아침


백로(白露)는 가을이 본격적으로 그 깊이를 더해가는 시기로, 밤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과 물체에 흰 이슬이 맺히는 때입니다.


이른 아침, 들판에 내려앉은 백로의 모습은 마치 자연이 빚어낸 순수한 수놓음 같습니다.


맑은 공기 속에서 반짝이는 이슬방울들은 마치 대지가 밤새워 눈물을 흘린 것처럼 고요하고도 애절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풍경은 목가적인 정취를 자아내며, 우리로 하여금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리듬에 대해 묵상하게 합니다.


백로는 24 절기 중 열다섯 번째에 해당하며,

보통 양력 9월 8일경부터 추분 전까지입니다.

이 시기는 완연한 가을로 접어드는 때로, 선선하고 차가운 기운이 돌며 만곡이 무르익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특히 "포도순절(葡萄旬節)"이라 불릴 만큼 포도가 가장 맛있을 때이니, 자연의 풍요로움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시절입니다.


사색적인 자연의 철학


백로는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서,

사색적인 깊이를 제공합니다.


이슬방울은 그 존재가 짧지만,

그 순간순간이 찬란하게 빛납니다.

이는 마치 인간의 삶을 연상시키는데,

우리의 생도 이슬처럼 덧없으면서도 그 순간순간은 소중하고 값져야 함을 일깨워줍니다.


자연은 이러한 깊은 교훈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전해줍니다.


"흰 것은 때때로 밝습니다.

맑은 것은 때때로 투명합니다."

- 박준, 《백로》中


시인 박준의 이 시구는 백로의 순간을 통해 관조적인 지혜를 전합니다. 흰 이슬은 때로는 밝게, 맑은 것은 때로는 투명하게 다가옵니다.


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때로는 달라져야 함을 암시합니다. 같은 대상이라도 다른 각도에서, 다른 마음가짐으로 바라볼 때 그 진정한 아름다움과 깊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시로 만나는 백로의 정경


옛 선인들 또한 백로의 아름다움과 그背后에 숨겨진 철학에 주목했습니다. 옛시에 수록된 백로와 관련된 한시 두 편을 소개하며,

그 정경을 함께 느껴보고자 합니다.


백로일작(白露一作) - 미상


白露團甘菊,

흰 이슬 고국밭에 맺혀있는데


清晨散馬蹄。

이른 아말 말발굽에 흩어지네


圃開連石樹,

밭은 돌과 나무에连着되어 있고


船渡入江溪。

배는 강과 시내로 들어가네


憑几看魚樂,

책상에 기대어 물고기의 즐거움 보니


回鞭急鳥栖。

채찍 돌려 빨리 가니 새들도 잠드네


漸知秋實美,

점점 가을 열매의 아름다움 알겠으니


幽徑恐多蹊。

그윽한 길에 발자국 많을까 두렵구나


이 시는 백로 시절의 한가로운 전원생활을 그립니다. 흰 이슬이 맺힌 국화밭을 말을 타고 달리며, 강과 시내를 오가는 배,

노니는 물고기와 날아드는 새들까지,

가을의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을 생동감 있게 묘사합니다.


마지막 구절은 이러한 아름다운 곳에 발자국이 많아질까 봐 염려하는 마음을 담아,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냅니다.


추야백로(秋夜白露) - 미상


玉露凋傷楓樹林,

구슬 같은 이슬 단풍나무 숲을 시들게 하는데


巫山巫峽氣蕭森。

巫山과 巫峽은 기운이 쓸쓸하구나


江間波浪兼天湧,

강물 사이의 파도는 하늘까지 치솟고


塞上風雲接地陰。

변방의 바람과 구름은 땅에 닿아 어둡다


叢菊兩開他日淚,

모인 국화 두 번 피어 난 다른 날의 눈물


孤舟一繫故園心。

외로운 배 한 척이 고향의 마음을 묶고 있구나


寒衣處處催刀尺,

추운 옷 곳곳에서 가위와 자를 재촉하니


白帝城高急暮砧。

白帝城은 높고 밤의 방아 소리는하는구나


이 시는 백로의 쓸쓸하고도 장중한 분위기를

잘 포착했습니다. 이슬이 단풍을 시들게 하고, 강물의 파도와 변방의 어두운 구름이 가을의 깊이와 스산함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곳곳에서 추운 옷을 준비하는 소리,

높은 성과急切한 방아 소리는 여전히 삶의 리듬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자연의 순환과 인간 삶의 고단함이 교차하는 백로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현대시로 담아낸 백로의 느낌


백로의 정취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시 두 편을 소개합니다.


백로(白露)


흰 이슬이 내린 아침

풀잎 끝에 맺힌 시간의 구슬

한 방울 두 방울

고요히 빛나다 사라지네


가을 햇살에 스며드는

은은한 빛의 물결

대지는 조용한 숨결로

가을을 들이마시고

빛깔은 점점 깊어져 가네


흰 것은 때때로 밝고

맑은 것은 때때로 투명하니

서로의 여백을 포개어 두고

한참을 더 있고 싶은

이 절절한 계절


백로일기(白露日記)


이른 아말 마당에 내린 백로

국화잎 위에 맺힌 작은 별들

차가운 밤을 견뎌내고

반짝이는 아침을 맞이하네


한여름의 뜨거움이

이슬로 식어가고

푸르름은 황금으로 물들어 가네


마음에 맺힌 이슬도

조용히 스며들어

내일의 희망으로 피어나리


백로의 아침은

조용한 약속처럼

다시 찾아올 계절의

아름다운 문턱이네

월하시정


관조적으로 바라본 백로의 세계


백로의 시간은 관조적인 태도로 자연과

대화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이슬이 맺혔다가 사라지는 과정은 마치 인생의 무상함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연의 순환, 즉 영원의 속삭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자연의 리듬을 관찰하며,

삶의 진정한 의미와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백로는 단지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일뿐만 아니라, 우리 내면의 시정(詩情)을 깨우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는 이동순 시인의 〈봄날〉에서

"꽃은 피었다가 /

왜 이다지 속절없이 지고 마는가"라고 묻는 것처럼, 자연의 덧없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냅니다.


백로의 이슬도 피었다가 지는 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더욱 빛나고, 우리에게 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결론 : 백로가 남기는 여운


백로는 단순한 절기가 아니라,

자연이 우리에게 전하는 시(詩)이자 철학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목가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사색적인 성찰을 유도하고, 관조적인 지혜를 일깨워줍니다.


흰 이슬이 맺혔다가 사라지는 그 brief 한 순간 속에서 우리는 삶의 덧없음과 소중함,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발견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문명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백로의 아침에 만나는 고요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은 여전히 변함없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때로는 주변을 둘러보고,

자연의 리듬에 귀 기울이며,

자신의 내면의 시정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백로가 주는 선물처럼,

소중한 순간들을 간직하며.

가을의 문턱에서 만나는 흰 이슬의 철학,

시간과 자연이 빚어내는 순수한 아름다움.


특히 "포도순절(葡萄旬節)"이라 불릴 만큼 포도가 가장 맛있을 때이니, 자연의 풍요로움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시절입니다.


사색적인 자연의 철학


백로는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서, 사색적인 깊이를 제공합니다. 이슬방울은 그 존재가 짧지만, 그 순간순간이 찬란하게 빛납니다.


이는 마치 인간의 삶을 연상시키는데,

우리의 생도 이슬처럼 덧없으면서도 그 순간순간은 소중하고 값져야 함을 일깨워줍니다.


자연은 이러한 깊은 교훈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전해줍니다.


"흰 것은 때때로 밝습니다.

맑은 것은 때때로 투명합니다."

- 박준, 《백로》中


시인 박준의 이 시구는 백로의 순간을 통해 관조적인 지혜를 전합니다. 흰 이슬은 때로는 밝게, 맑은 것은 때로는 투명하게 다가옵니다.


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때로는 달라져야 함을 암시합니다. 같은 대상이라도 다른 각도에서, 다른 마음가짐으로 바라볼 때 그 진정한 아름다움과 깊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시로 만나는 백로의 정경


옛 선인들 또한 백로의 아름다움과 그背后에 숨겨진 철학에 주목했으며, 백로와 관련된 한시 두 편을 소개하며, 그 정경을 함께 느껴보고자 한다.


백로일 작(白露一作) - 미상


白露團甘菊,

흰 이슬 고국밭에 맺혀있는데


清晨散馬蹄。

이른 아말 말발굽에 흩어지네


圃開連石樹,

밭은 돌과 나무에连着되어 있고


船渡入江溪。

배는 강과 시내로 들어가네


憑几看魚樂,

책상에 기대어 물고기의 즐거움 보니


回鞭急鳥栖。

채찍 돌려 빨리 가니 새들도 잠드네


漸知秋實美,

점점 가을 열매의 아름다움 알겠으니


幽徑恐多蹊。

그윽한 길에 발자국 많을까 두렵구나


이 시는 백로 시절의 한가로운 전원생활을 그립니다. 흰 이슬이 맺힌 국화밭을 말을 타고 달리며, 강과 시내를 오가는 배, 노니는 물고기와 날아드는 새들까지, 가을의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을 생동감 있게 묘사합니다.


마지막 구절은 이러한 아름다운 곳에 발자국이 많아질까 봐 염려하는 마음을 담아,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냅니다.


추야백로(秋夜白露) - 미상


玉露凋傷楓樹林,

구슬 같은 이슬 단풍나무 숲을 시들게 하는데


巫山巫峽氣蕭森。

巫山과 巫峽은 기운이 쓸쓸하구나


江間波浪兼天湧,

강물 사이의 파도는 하늘까지 치솟고


塞上風雲接地陰。

변방의 바람과 구름은 땅에 닿아 어둡다


叢菊兩開他日淚,

모인 국화 두 번 피어 난 다른 날의 눈물


孤舟一繫故園心。

외로운 배 한 척이 고향의 마음을 묶고 있구나


寒衣處處催刀尺,

추운 옷 곳곳에서 가위와 자를 재촉하니


白帝城高急暮砧。

白帝城은 높고 밤의 방아 소리는하는구나


이 시는 백로의 쓸쓸하고도 장중한 분위기를 잘 포착했습니다. 이슬이 단풍을 시들게 하고, 강물의 파도와 변방의 어두운 구름이 가을의 깊이와 스산함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곳곳에서 추운 옷을 준비하는 소리,

높은 성과急切한 방아 소리는 여전히 삶의 리듬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자연의 순환과 인간 삶의 고단함이 교차하는 백로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현대시로 담아낸 백로의 느낌


백로의 정취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시 두 편을 소개합니다.


백로(白露)


흰 이슬이 내린 아침

풀잎 끝에 맺힌 시간의 구슬

한 방울 두 방울

고요히 빛나다 사라지네


가을 햇살에 스며드는

은은한 빛의 물결

대지는 조용한 숨결로

가을을 들이마시고

빛깔은 점점 깊어져 가네


흰 것은 때때로 밝고

맑은 것은 때때로 투명하니

서로의 여백을 포개어 두고

한참을 더 있고 싶은

이 절절한 계절


백로일기(白露日記)


이른 아말 마당에 내린 백로

국화잎 위에 맺힌 작은 별들

차가운 밤을 견뎌내고

반짝이는 아침을 맞이하네


한여름의 뜨거움이

이슬로 식어가고

푸르름은 황금으로 물들어 가네


마음에 맺힌 이슬도

조용히 스며들어

내일의 희망으로 피어나리


백로의 아침은

조용한 약속처럼

다시 찾아올 계절의

아름다운 문턱이네

월하시정


관조적으로 바라본 백로의 세계


백로의 시간은 관조적인 태도로 자연과

대화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이슬이 맺혔다가 사라지는 과정은 마치 인생의 무상함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연의 순환, 즉 영원의 속삭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자연의 리듬을 관찰하며, 삶의 진정한 의미와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백로는 단지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일뿐만 아니라, 우리 내면의 시정(詩情)을 깨우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백로의 이슬도 피었다가 지는 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더욱 빛나고, 우리에게 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결론 : 백로가 남기는 여운


백로는 단순한 절기가 아니라,

자연이 우리에게 전하는 시(詩)이자 철학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목가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사색적인 성찰을 유도하고, 관조적인 지혜를 일깨워줍니다.


흰 이슬이 맺혔다가 사라지는 그 짧은 한 순간 속에서 우리는 삶의 덧없음과 소중함,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발견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문명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백로의 아침에 만나는 고요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은 여전히 변함없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때로는 주변을 둘러보고, 자연의 리듬에 귀 기울이며, 자신의 내면의 시정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백로가 주는 선물처럼,

소중한 순간들을 간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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