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편 정류장_2
넘치는 흥과 에너지를 전파할 먹잇감을 찾아 헤매며
감정 표현에 솔직한 나란 사람,
ENFP의 정석.
과묵하고 내성적이며
표정 변화가 적고 감정 표현을 자제하거나 드러내지 않는 너란 사람,
완벽한 반대편 정류장 ISTJ.
다르다고 느꼈던 포인트가 셀 수 없이 많았지만,
오히려 그 부분은 넷플릭스도, 유튜브도 견줄 수 없는 도파민 대잔치였다.
휴일이라며 점심 약속을 잡고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나름 우리에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베이프 박스티로 있는 힘껏 힙쟁이스럽게 꾸며 입고,
설렘과 사랑을 담아 오늘의 노래 “Best Part (feat. Daniel Caesar) – H.E.R”를 정했다.
반대편 정류장은 그대로였다.
이놈의 후리스… 유니클로 불매 운동 동참합니다!!
분명 DM으로 주고받던 연락에서는
고가의 한정판 운동화를 모으며
꾸밈력 만렙이라 집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쓸 정도였으나,
현실은
내가 지금 민원인인지, 여자친구인지 헷갈리는 순간이었다.
영하의 온도와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거친 바람의 콜라보가 환상적인 날이었다.
바람에 맥없이 휩쓸려 다니는 비닐봉지처럼 이리저리 정처 없이 걷다
나는 또 물었다.
“너, 배고파? 뭐 먹고 싶어? 젓가락질? 포크질? 뜨끈한 거?”
“너무 추우니까 앞에 칼국수집 간다, 가자!!!”
바람 소리에 대답은 들리지 않았지만 뜸 들일 새가 없어
범죄자를 연행하는 형사처럼 밀착 마크하고 끌고 갔다.
음식을 시키고 나와서 먹을 때까지
우리는 정확히 네 번의 대화를 주고받았다.
나도 사람인지라 단답에는 자연스레 무응답으로 답하게 돼서,
우리의 대화로 하는 테니스는 세트 시작과 동시에
“우천으로 인하여 경기가 취소되었습니다”였다.
연장전으로 경기장을 카페로 옮겨 재시도했으나,
텅 빈 잔, 절반도 비워지지 않은 잔
음료 두 잔이 경기 결과를 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