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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by 브라카 Braka

회사를 다니다 보면 루틴적인 하루를 살게 된다.


6:00 AM 기상
9:00 AM 회사 출근
6:30 PM 일과 후 퇴근
12:00 PM 개인 시간을 가진 후 취침


크게는 이러한 하루가 일주일에 5번, 토요 당직인 날에는 6번 반복된다.


매우 단순하고 재미없이 보이지만, 이 루틴을 반복하는 것조차 어렵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 조금이라도 늦게 잠자리에 들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지고, 할머니께서 정성스럽게 준비해 주신 아침을 먹지 못하고 헐레벌떡 회사로 출근하게 된다.


이렇게 숨 가쁘게 시작된 날은 비슷한 패턴의 하루라도 피곤하고 지쳐서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 피곤에 절여져서 퇴근하면 없던 보상심리까지 발동해서 자기 전에 핸드폰을 더 보거나 야식을 먹게 된다. 그런 날에는 더 늦게 잠에 들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기 더 힘들어 피곤해지는 무한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말은 나을까?


주말은 평일보다 더 하다. 아무 스케줄이 없는 날 느지막이 일어나서 먹고 자고, 다시 일어나서 먹고 자고를 반복한 날도 꽤 여러 번 있었다. 이렇게 주말을 보내면 쌓여있던 피로가 풀릴 줄 알았는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삭제되어 오히려 월요일에 한주를 시작하기 더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몇 번 이러한 패턴을 반복하고 나니, 이전과는 뭔가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혼자 찬찬히 생각해 보았다.


취직 전에는 취직만 하면 내 삶에 나를 괴롭히던 것들,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취업‘이라는 압박이 가장 나를 힘들게 했기에, 그 문제만 없어지면 행복해질 것 같았다.


그러나 성취의 기쁨도 잠깐, 또 다른 어려움이 생겼으며 이 사실은 내 마음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외로움, 힘듦을 꾹꾹 참았는데 행복이 이렇게 쉽게 휘발되는 것이라면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러한 의문이 들었던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대학 편입을 준비할 때는 ‘원하는 대학에 붙으면 행복할 거야’라고 생각했고, 한창 졸업을 준비할 때는 ‘졸업만 하면 이 지긋지긋한 과제에서 해방되어 행복해질 거야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성취의 기쁨은 내가 기대하고 바랐던 것보다 짧았다.


어떠한 목표를 정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게 아니다. 하지만 그 목표만을 바라면서 현재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을 때 나는 성취 후에 더 큰 상실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을 살기로 다시 마음먹었다.


반복되는 회사 생활 같지만, 사실 잘 들여다보면 매일이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그 속에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이 비록 작더라도 분명히 있다.




아래는 요즘 내가 마음을 챙기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다.

일어나자마자 10분 스트레칭하기

맛있는 커피 마시기(무조건 맛있어야 한다!)

출근 전 카페에서 20분 책 읽기

회사 들어가기 전에 숨 한번 고르기

틈틈이 스쿼트 하기

일기 쓰기

퇴근 후에 좋아하는 사람 만나서 저녁 먹기


이 리스트는 처음부터 내가 의도하고 노력한 것도 있고, 변화를 추구하며 행복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추가된 항목도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출근 전 카페에서 20분 책 읽는 시간이다. 더위를 많이 타고 습기에 특히 취약한 나는 출근한 직후에 느끼는 숨 가쁨과 은은한 더위가 참 싫었다.


그러나 이 루틴을 시작한 후로부터는 카페에 잠깐 앉아서 숨을 고르고 책을 읽으며 분주한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깊은 독서를 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지만, 잠깐의 멈춤과 함께 쉬어갈 시간은 충분히 되었다.


이 시간을 가지게 되니 회사에 도착했을 때 더위 때문에 생기는 작은 짜증이 사라지고 훨씬 좋은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요즘 읽는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결국 중용의 태도란 삶에서 균형과 여유를 지키며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태도 속에서 우리의 마음은 느리지만 꾸준히 긍정적인 변화를 쌓아간다.
그 변화는 생활습관의 ‘장기 이동평균선’을 건강한 방향으로 조금씩 끌어올려줄 것이다.

- 정희원, 『저속노화 마인드셋』, 웨일북스, 2025


작고 하찮아 보여도 실천했을 때 생각보다 내 삶에 소소한 행복, 기쁨을 주는 일들이 있다. 이러한 작은 행복이 모여 잔잔하게 좋은 하루를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퇴근 후에 달릴 수 있는 힘이 있어서 감사했던 날!
습한걸 싫어하는 나인데 우중 산책이 처음으로 좋다고 느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친구에게 받은 꽃
<3
요즘 푹 빠진 콩국수 맛집을 찾아서 기분 좋았던 날
콩국수 +소금 = love
아침 독서 시간/ 가끔 이렇게 귀여운 그림도 그려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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