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삶, 이야기가 있는 삶
최근에 나는 꽤나 자주 이런 고민을 했다.
나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까?
밥을 먹다가, 수업 끝나고 기숙사로 돌아가다가, 핸드폰을 하다가도 자꾸만 이 질문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지금 내가 한창 고민이 많을 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실상 대학생활을 시작한 건 이제 두 학기밖에 되지 않았는데, 나는 대학교 3학년이 되었다. 이제 막 대학생활에 적응하고 있었는데 지금부터는 취업에 신경 쓰는 때라고 한다. 나는 아직 내 전공에 대한 확신이 없는데 인턴 할 곳을 알아보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쑥불쑥 불안감이 몰려왔다.
지금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
나는 내가 상상해왔던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많은 나였지만 현실의 나와 세상을 마주하면 할수록 내가 했던 수많은 선택들과, 앞으로 해야 할 선택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갔다.
이러한 고민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던 최근, 나는 우연히 유퀴즈를 보았다.
평소에 범죄, 사건과 관련된 영상을 보는 것을 좋아해서 점심시간만 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에서 사건과 관련된 영상들을 자주 찾아본다.
그날도 간단히 점심을 만들어서 어떤 영상을 볼까 고민하며 유튜브에 들어갔는데, 유퀴즈 영상이 내 알고리즘에 떴다.
그날 내 알고리즘에 뜬 유퀴즈 영상은 지하철 택배기사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니 그분께서는 오랜 시간 동안 지하철 택배 기사로 일하시면서 자신의 하루를 블로그에 기록하고 계셨다. 할아버지께 왜 블로그에 글을 적기 시작하셨냐고 묻자, 할아버지는 '그날 하루를 잊지 않기 위해서' 적는다고 대답하셨다.
처음에는 영상을 보면서 나도 항상 어딘가에 나를 기록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더 열심히 기록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얻었다. 내가 지금 기록한 것들이 시간이 지난 후의 나에게 더 큰 의미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지금은 조금 귀찮더라도 더 자주, 그리고 좀 더 자세하게 나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내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의미 있는 삶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지금까지 나는 항상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하면서도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택배기사님의 영상과, 또 그 프로에 출연한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들이 각자의 목표를 향해 살아온 이야기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다양하다. 생긴 것이 다양한 만큼 각자가 가지는 성격과 생각, 가치관이 다르며, 인생의 목표 또한 너무 다르다. 각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다른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는 틀리고 어떤 것은 맞은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다른 것 일뿐이다. 오히려 그 다른 아야기가 한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가 된다.
지금까지 나는 내가 의미 있는 삶에 가까워지지 못할까 봐 불안해했다.
비록 현재 나는 미래가 불확실하고 매일 넘어지지만, 어떤 목표를 향해 열심히 나아가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나는 이미 나만의 이야기가 있는,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
나는 앞으로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사실 아직도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할지,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지금 나에게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 떠오르는 질문들에 열심히 대답해 보려고 한다. 미래는 어느 순간 짠하고 나타나는 것 아니라 현재 내가 하루하루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 한 시간, 바로 지금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