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주문작 완성. 두 달 넘게 걸렸다. 오래 전부터 제 그림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신 분이 계시다. 어느 날 포스팅한 작품이 맘에 든다며 구매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그림 하나를 또 의뢰하셨다.
자신이 가꾸는 전원주택의 풍경을 다소 환상적인 분위기로 그려달라는 주문이었다. 그 집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신 거 같아서 어떻게 그릴까 고민이 많아졌다. 이미 완성한 밑그림을 여러 번 새로 고치고 색감도 몇 차례나 뒤엎기를 반복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공력이 많이 들어간 덕분인지 그림이 잘 나와 흡족한 기분이다.
완성된 그림을 앞에 두고 가민히 들여다본다. 집으로 통하는 숲길, 길섶의 야생화, 동산 언덕의 소나무, 그 속에 참선하듯 아늑하게 자리잡은 집 풍경ᆢ 전체적인 분위기가 산뜻하면서도 깊이감이 느껴진다. 새로운 그림 스타일을 터득한 것 같아 이석이조의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