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화 강습에 참여한 자매가 있다. 겉보기엔 티격태격인데 엄청 다정하게 같이 잘 논다. 오늘도 둘이 투닥거린다. 언니는 빨리 떼어내라 성화고 동생은 실실 웃기만 한다. 등에 마스킹 테이프가 딱 달라붙어 있다. '언니 바보'라고 적혀 있다. 내가 대신 떼어주니 뭐라고 적혀 있는지 보여 달랜다. 손으로 구겨서 휴지통에 넣으면서 말했다. 언니, 사랑해!, 라고 적혀 있네. 그 소리를 듣더니 몸서리치며 싫은 표정이다. 동생이 실토한다. 아니야, 언니 바보라고 썼어! 그제서야 언니의 표정이 너그러워지며 좋다고 헤헤 웃는다. 아, 이건 뭐지? 둘 사이에는 '사랑해'보다 '바보'라는 말이 더 정감있나 보다. 누군가 내게 바보라고 하면 나도 좋다고 헤헤 웃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