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깨우는 리듬

세포들이 꿈틀거린다.

by 깨리

너무 바쁘다.

다리는 후들거리고 팔은 흐느적 괴물이 따로 없다.

피곤을 넘어 눈은 쑥 들어가 다크서클이 얼굴에 색칠을 한다. 눈이 빠질 듯 아프고 편두통이 공격 중이지만 나는 방어할 체력이 바닥이다. 잠들고 싶지만 몽롱하지만 공허함 때문에 좀처럼 잠자리에 들 수 없다.


음악을 들어야 한다.

몸이 당기는 음악이 있어야 공허함을 재거하고 에너지를 회복해 잠들 수 있다.


최애 리듬감을 가진 곡들이 즐비한 플레이리스트를 틀고 이어폰을 귀에 끼운다.

눈을 질끈 감고 천천히 소리를 키우면 머릿속으로 시냇물처럼 소리물결이 솔솔 들어온다.

머리가 동굴처럼 통통 울리면 세포들이 눈을 뜨며 "뭐지? 뭐지?"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그중 몇 가지 세포들만 각자의 역할을 하기 위해 자기 자리로 가며 노래를 느낀다.

머릿속에서 각자 좋아하는 리듬을 찾고 가사를 찾아 움직인다. 고개가 위아래로 까딱까딱하면 목이 앞뒤로 왔다 갔다 존재감을 드러낸다. 어깨는 왼쪽 오른쪽으로 곡에 맞춰 꿈틀 된다.

음악에 깊이 취하게 되면 허리가 웨이브 타고 엉덩이는 삐죽되며 온몸을 뽐내며 리듬을 전달하면 발은 박자를 따라 요리조리 움직이고, 팔은 손으로 허공에 글을 쓰듯 마음을 표현한다. 모든 동작들은 춤이 된다.


그냥 음악 속에 푹 빠져 나를 버리면 그 속에서 자유를 느낀다. 에너지가 회복되고 정신이 맑아진다.

아주 빠르지 않으며 너무 느리지 않은 음률... 박자가 지루함 없는 그루브가 있는 음악...

나를 깨우는 리듬의 세계로 들어가 에너지를 얻는다. 하지만 식구들이 이상하게 쳐다본다.

얘들이 "엄마 뭐 해?"

남편이 "혼자 뭐 해?"

춤을 추는 이곳은 거실이라서~

음악도 나 혼자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