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주식에서 실패

by DJ

나는 투자가 아닌 투기에 결국 온몸과 마음이 쏠려버렸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습니다. 처형네 가족이 신라젠이라는 장외 주식을 500원일 때 5천만 원어치 샀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저 하나의 투자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주식이 1,000원, 3,000원, 1만 원까지 오르더니 마침내 상장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때부터 제 안에서 무언가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해볼까?’ 하는 작은 생각이 욕망으로 자라났습니다.


내 첫 신라젠 투자는 1만5천 원에 시작되었습니다. 금액은 5천만 원. 그것도 마이너스 통장에서 끌어온 돈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미 그 순간부터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입니다. 주식은 여윳돈으로 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어겼고, 잘 알지도 못하는 회사의 주식을 ‘남의 말’을 믿고 샀습니다. 처형네가 이미 큰 수익을 내고 있다는 말에 마음이 조급해졌고, 그들이 나보다 더 부자가 되어가는 모습이 내 눈앞에 그려졌습니다. 나는 공부하지 않았고, 분석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따라가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운명은 한동안 내 편인 듯했습니다. 주가는 2만 원, 3만 원을 넘어 미친 듯이 치솟았습니다. 잔고는 눈에 띄게 늘어났고, 나는 세상을 다 가진 듯했습니다. 그때부터 욕심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습니다. 처형네가 조금씩 현금화를 하고 있을 때, 나는 오히려 오피스텔을 팔아 모든 돈을 신라젠에 쏟아부었습니다. ‘이 주식만큼은 다르다’, ‘이건 인류의 병을 고치는 혁신이다’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내 머리를 지배했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아파트까지 팔아서 더 사야 하나 하는 어리석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욕망은 그렇게 사람의 이성을 삼켜버립니다. 신라젠은 10만 원을 돌파했습니다. 숫자가 올라갈수록 나는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허황된 상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정점은 언제나 짧습니다. 임상실험 실패라는 한 줄의 뉴스가 모든 것을 무너뜨렸습니다. 10만 원 하던 주식이 일주일 만에 만 원이 되었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이 상하한가 15%에서 30%로 바뀌던 시기, 그 변화의 첫 희생양이 바로 나였습니다.


그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계좌를 열어볼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았고, 나는 현실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단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오피스텔도, 돈도, 자존심도. 잿더미 속에서 남은 것은 후회와 자책뿐이었습니다. 나는 그제야 내가 한 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였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고 있었습니다.


그 누구도 비난할 수 없었습니다. 처형네도, 시장도, 운도 아닙니다. 모든 결정은 내 손으로 내렸고, 그 책임도 오롯이 나의 몫이었습니다. 욕망은 그렇게 조용히 찾아와 이성을 집어삼키고, 결국 모든 것을 앗아갑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실패가 나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돈을 잃은 것이 아니라, 욕망의 본질을 배웠다고 해야 할까요. 투자는 이성의 영역이고, 투기는 감정의 영역입니다. 나는 감정으로 움직였고,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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