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고통

by DJ

우리의 삶은 평온한 호수라기보다 끊임없이 파도가 치는 거친 바다에 가깝습니다. 흔히 행복이 인생의 기본값이고 고통은 예외적인 사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삶은 늘 고통의 연속이며 그 자체로 만만치 않은 무게를 지니고 있습니다. 일이 너무 많아 몸과 마음이 축날 때도 힘들지만, 정작 일이 없어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할 때 느끼는 공허함 또한 치명적인 고통입니다. 돈이 부족해 겪는 서러움도 크지만, 풍족한 이들조차 나름의 깊은 번민과 고립감 속에서 신음하곤 합니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인생은 고통과 좌절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와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삶의 본질이 결코 달콤한 낙원이 아님을 직시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인생은 원래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진리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웬만한 시련과 화해할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얻게 됩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의 이치를 인정하지 않고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가"라며 저항할 때 고통은 괴물이 되어 우리를 집어삼키지만, "삶은 원래 이런 것이지"라고 인정하는 순간 그 고통은 우리가 길들여야 할 삶의 일부가 됩니다.


우리는 흔히 타인의 삶을 멀리서 바라보며 그들은 아무런 고난 없이 쉽게 목표를 이루었다고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는 마치 화려하게 피어난 연꽃만 보고 그 아래 진흙탕 속에서 뿌리가 겪어낸 치열한 투쟁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남들의 성취가 쉬워 보이는 것은 그들이 겪은 어려움을 세련되게 이겨낸 결과일 뿐, 이 세상에 상처 없이 얻어지는 귀한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이들도 저마다의 가슴 속에 남모를 고난의 흔적을 하나씩 품고 살아갑니다.


삶의 비극을 인정하는 것은 결코 비관주의에 빠지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생이 고통임을 명확히 인지할 때, 우리는 아주 사소한 기쁨에도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는 눈을 갖게 됩니다. 뙤약볕 아래서 고된 노동을 마친 뒤 마시는 시원한 물 한 잔이 꿀맛인 것처럼, 삶의 쓴맛을 아는 사람만이 일상의 작은 행복을 선명하게 포착해낼 수 있습니다. 거창한 성공이 아니더라도 저녁 노을의 아름다움, 가족과 나누는 따뜻한 대화, 나 자신에게 건네는 격려 한마디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길어 올리는 지혜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결국 인생은 고통을 없애는 과정이 아니라, 고통과 함께 춤을 추는 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모든 것이 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세상의 순리이며, 그 순리를 인정하는 담대함이야말로 우리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합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7화완벽한 계획보다는 한걸음의 실행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