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치는 태풍의 눈

그대로 둘 것인가에 대하여

by 이재황

태풍이 휘몰아치면 그에 속한 것들은 풍비박산이 돼버린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먼지들, 생명들, 기류까지도 잡아먹는다. 잡아먹히는 것들은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한 채 태풍에 갇히게 되고 굴러가는 쳇바퀴에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다. 그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지, 이것이 운명이 맞긴 한 건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것인지는 본인의 몫이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태풍의 힘이 점차 쇠약해지고 드디어 소멸했을 때도 그때의 선택이 옳았는지 신조차도 모른다. 인류사 최고의 과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되는 아인슈타인마저도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에 대하여 오류임을 인정하였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매우 즐긴다. 즉, 세상은 알 수 없는 것들 천지이기에 어떤 선택이 최선이었는지는 모른다.

대학교에 다니는 것은 대한민국이 만들어낸 태풍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대한민국 학생들은 태풍 주변의 먼지들에 불과하다. 아직은 태풍의 영향범위에서 운 좋게 빠져나갈 여지가 충분한 범위에 속한다. 그러나 먼지들은 힘이 너무나도 약해서 아무런 생각도 못 할 틈새에 이미 거대한 태풍의 쳇바퀴에 빨려 들어가 버린다. 그 순간부터는 본인의 의지는 없는 것이다.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쳇바퀴를 무자비하게 굴리던 이 먼지들은 태풍이 그치고 나서야 멈춘다. 하지만 태풍이 그쳤을 땐 이미 본인이 그 태풍 그 자체가 되어버렸을 때이다.

대학교에 다니며 대학생이라는 태풍이 되어버린 이들은 마치 본인들은 더 이상 먼지가 아니라는 듯이 위풍당당해진다. 태풍이 너 하나뿐이라는 착각 속에. 이미 거만해져 버린 이들은 전공이 내 적성에 맞는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 꿈이 무엇인지 알 의지가 없다. 의지가 없어진 조그만 태풍들은 누군가에게 먹히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취업이라는 더 큰 태풍에 다시 고개를 숙이고 빨려 들어간다.

자신이 바라지도 않은 무언가에 휩쓸려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면 상관없다. 아무렴 상관없다. 그마저도 본인 의지였으면. 다만 본인의 의지가 없었다면 생각해 보길 바란다. 내가 태초에 무엇이었는지. 방황하던 먼지에 불과했지만 적어도 선선한 바람에 자유롭게 여행 다닐 수 있었던 본질을 찾아라. 이미 본인이 태풍에 들어와 있다면 그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그 중심에는 본인의 작은 아이가 살고 있으며 매우 고요하여 설득하기도 쉽다. 다만 중심까지 들어가기에는 그만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더 이상 휩쓸리지 않고 들어가야 한다. 소용돌이치는 태풍의 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