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볼 때는 희극이지만 가까이 볼 때는 비극이다”

날 이해해 줄 사람이 정말 있을까?

by Ea혜성

다른 사람들은 모른다.

본인이 되어 보지 않는 이상 기분을 100%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네 기분 이해해, 그럴 수 있지, 아아! 무슨 기분인지 알 것 같아”


진짜로???

내 기분을 아는 척 흉내만 낼뿐이다.

다들 나에게 말하곤 한다.


“넌 왜 못하니?”


나도 할 수 있으면 하고 싶지. 어쩌겠는가?

하고 싶은 거 맘대로 할 수 있으면 세상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차츰차츰 내 위로 올라가는 친구들 및 주변사람들을 보면서

예전의 어르신들이 나에게 항상 말씀해 주셨던 의미를 새삼 느낀다.


“노오력을 해야지!! 다른 애들 올라갈 때 같이 올라가야 할 것 아니야?”


그 뜻이 남을 짓밟고 올라서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자기 발전 및 반성을 하라는 뜻이었다.

어렸을 때에는 몰랐었다.

전쟁을 겪고 사회의 과도기를 겪으며, 온갖 풍파를 겪으신 어르신 분들이

다시는 본인들이 걸어오셨던 길을 후대에는 결코 물려주지 않으리라

후대는 우리 세대보다 잘 살아야 한다라는 마음으로 살아오셨다고 감히 생각한다.

나는 아직도 모른다.

겪어보질 못했으니까...


서론이 길었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요새말로 ‘꼰대’라고 하지만

나는 누구에게 ‘꼰대질’을 하려고 글을 쓰는 게 아니다.

순전히 내 이야기를 글로 써보고 싶었을 뿐이다.

마침 글을 쓸 기회를 우연찮게 얻어 이 자리를 빌려 내 이야기를 써본다.

나는 참 군대를 늦게 갔다.

보통 사람들보다 2~3년 늦게 갔으니까.

내가 이등병이었을 때 한 살 어린 전우가 병장 3차 휴가 준비하고 있었으니...


“군대는 작은 사회야. 사회에 나가기 전에 많이 배워두면

반드시 쓸 곳이 있을 거야“


군대에서는 나이 많은 이병, 나이 적은 병장,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으쌰으쌰 도와가며 버티어 나갔다.

이런 게 전우애가 아닌가 싶었다.

이런 기세로라면 전역하고 나서도 사회에서도 처음 만난 사람과도

서로서로 도와가며 사회생활을 할 줄 알았다.


“어서 와!! 사회는 처음이지??”


딱 저 한 마디가 사회에 내디딘 뒤 처음 느낀 기분이다.

군대에서는 사회적 지위나 재산에 상관없이 누구나가 처지가 비슷했고 한솥밥을 먹으면서

서로서로 도와가며 힘든 훈련을 헤쳐나갔었는데... 사회는 정말 냉정했다.


누가 군대는 작은 사회라 그랬던가...

군대에서는 누구나 전우가 될 수 있었는데 사회에서는

사회적 지위나 재산, 공부머리 등등 뭐라도 하나 특출 난 게 있어야

사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좋아! 뭐라도 해보자!!”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란 것을 해보았다.

들어간 곳은 슈퍼마켓.

처음으로 돈을 내 손으로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나름 들떠있었으나

식어버리는 데에는 한 순간이었다.


“아... 사회가 이렇게나 무서울 줄이야...”


많은 제품들과 위치 외우기, 진열 속칭 ‘까대기’를 하고 손님들이 위치를 물어오면

대답해 드려야 되고, 진상손님이라도 온다 치면 클레임에 반품까지...

여기 처리하면 저기서 부르고, 저기 처리하면 다른 곳에서 부르고...

그러다가 너무 늦어질 것 같자 다른 분 계산 도와주고 있었는데


“물건 팔 생각 없냐?, 사장님 어딨냐?”


나는 요새말로 ‘을’이었다.

‘을’이 맞나?? ‘정’이나 ‘병’ 정도 되었을 거다.

이렇게는 죽도 밥도 안될 것 같아 며칠을 더 하고 나와버렸다.

그때서야 다른 사람의 기분을 100%는 아니더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나는 다른 사람의 기분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멘탈이 약했다”


그 길로 뛰쳐나온 나.

뭘 해야 될까??

천운이었다.

군대에서 배웠던 컴퓨터가 내 길을 비춰주었다.

그대로 컴퓨터 학원으로 직행하였고 1년간의 학원생활 끝에 수료.


“컴퓨터 직종이 이렇게 학력이 높다고???”


하아....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컴퓨터 직종의 회사를 찾아 이력서를 넣으려 간 순간...


“최소 국내 석사 졸, 해외 대학원졸 우대, 자격증 필수”


할 말을 잃었다...

저 이력 외에도 수상, 입상경력, 기술프로젝트 및 이력서 등등

말도 안 되게 많은 이력을 요구했다.

과연 이 길이 내 길이 맞나 싶었다.

다른 길을 찾아야 될까 고민이 들 정도로...


(1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