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의 시작

어디까지 떨어져 보셨나요?

by Ea혜성

여기서 첫 번째 좌절...


그래도 이왕 엎질러진 물, 컴퓨터 분야로 나가보자 다짐했다.

내 학력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어디 있을까... ‘관제‘ 였다.

잘 알아보지도 않고 덥석 지원했다.

내가 컴퓨터 쪽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으니까...


“주 7일 9시간 근무, 3주는 야간 21일 18시간 반 근무”


힘들었다... 그래도 행복했다, 야간은 장점이 있었다. 퇴근을 오전 9시 반에 했는데

퇴근한 날 쉬고, 그다음 날 쉬고, 그다음 날 출근.

또 야간은 좋은 장점이 있었다.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며 퇴근하며 ‘제가 직장의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잘 지켰습니다!’

하고 정문을 나설 때 보람찼다.


“나도 언젠가는 주 5일 출근 정시 퇴근할 날이 오겠지?”


1년을 지냈다. 점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정작 휴가가 없었고 주말이나 명절 혹은 휴가철에 친척분들이나 친구가 보자고 하면

스케줄을 보고 다음 사람에게 아쉬운 부탁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다르게 살아보자!!”


그동안 배웠던 컴퓨터 지식(시스템, 네트워크 등등)을 가지고 퇴사를 했다.

틈틈이 공부했던 것, 자격증, 프로젝트, 기술이력서를 가지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었다.

역시나 참패...

불러주는 곳은 ‘관제’가 대부분이었다.

한번 경험해보았지 않은가??


“버텨보자!!”


그러다 한 회사에 이력서가 통과되고 면접까지 통과했다!

주 5일에 주말 휴무!!

출퇴근 시간 3시간??!!

그게 뭐 대수랴...

불러주신 것만 해도 감사하지.

그 회사에서 많이 배웠다. 학교공부와 실무는 천지차이라고...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난감했다...

컴퓨터 직종은 업무 자체가 비밀이니(물론 다른 직종도 그러하겠지만)

회사에 있을 때 빼고는 업무를 예습하고 배우고 복습할 기회조차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하다가 생각 하나가 스쳐갔다.


“대학원을 가자!!”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주말 대학원을 갔다.

물론 실무에 필요한 역량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실무에 꼭 필요한 기본 지식과 역량, 프로젝트 작업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배웠다. 뭔가 뿌듯했다.

주중에 일하고 주말에 공부하고...

이제야 자기 발전을 할 수 있었으니까...


“석사다!!”


이제야 최소한의 학력을 갖추었구나 생각했다.

이만큼 올라와서도 아직도 실무역량은 부족하구나...

왜 최소한의 학력이 대학원 석사 졸인지 그때서야 깨달았다.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학교공부와 실무는 정말로 달랐다.


“학교공부는 내가 원하는 것!!“ 이었고


“실무란 나에게서 회사가 원하는 것을 가져가고자

동등한 대가를 지불하고 나를 고용한것!“ 이었다.


정말로 실무를 뛰면서 많이 배웠다. 인생도, 철학도...


“회사의 기준에 맞추기!!”


될 리가 없었다. 실무를 몇 년씩, 프레젠테이션과 PPT를 만드신 분들에게

나는 따라갈 수가 없었다. 실력차이가 워낙에 났으니...

위에 말한 대로 노력을 했어야지!!! 라고?? 맞다... 면목이 없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던가...

노력이 부족했을 것이다. 상사분들도 전부 노력해서 올라왔을 터이니...

기준에 맞추지 못하여 팀 프로젝트가 계속해서 늦어지자 결국 사표를 내고 말았다.


여기서 두 번째 좌절...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고, 영화도 보고, 해외도 가보고, 친구도 만나고...

참 많이 돌아다녔다. 스케줄 맞으면 같이 가고 아니면 혼자 가고...

결과는???

통장잔고의 자릿수가 줄어드는 것...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여기서 하나 더 깨달은 것!


역시 사람은 돈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이번엔 기준도 달랐다.

고졸, 대졸 특채 및 대학원졸 특채는 있어도 박사를 뽑지 석사를 뽑진 않았다.


여기서 세 번째 좌절...


석사란 어중간한 위치라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난 뭐 이리 깨닫는 게 느리냐... 참...


(2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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