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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Nov 24. 2021

가로수 길

청소부  아저씨

 



노란 은행잎이

가을의 끝을 붙잡고 있다

청소부는

가을이 싫은지 낙엽이 싫은지

나무의 잔가지를 긴 막대로 후려친다



우수수 떨어지는 나무의 눈물

가을의  향기가

포대자루에 담기고 있다

" 아저씨. 이 낙엽 그대로 두세요."

퉁명스러운  말이 바닥에 깔렸다.



" 아파트 동 호수 알려주세요."

" 지금껏 쓸어 담은 낙엽 배달시켜 드릴게요."

정수리에서 물방울이 튀어 오르고

황급한  걸음 뒤로

긴 막대가  따라오는 것 같았다



떨어지는 낙엽의 수만큼

통증을 앓는 손가락도 청소부의 몫이었고

가을의 재고가 바닥이 날 때까지

낙엽을 싣고

겨울의 입구로 달리는 사람도

청소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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