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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Dec 15. 2021

크리스마스 선물

손톱 네일

  



  딸아이는 항상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네일 샾에 가서 손톱과 발톱에 네일을 해준다.

  그런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

  하고 나면 상큼하고 예쁜 손이 되어 기분은 좋지만,

한 번하는데 기본은 4만 원. 거기에 색깔이 다양하게 들어가거나 무늬가 들어가면 손톱만도 10만 원이 넘는다.

  나는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은 나 갈대도 없고 안 받는다고 말하자

딸아이는 1년 한 번인데, 엄마에게 해주고 싶다며

날짜를 잡으라고 몇 번을 말해도 난 들은 척도 안 했다.

  며칠 후에 딸아이가 사 온 네일 손톱을 보고 이런 것도 파는구나  처음으로  만지작 걸리며 가격을 묻자

네일 샾에서 하는 가격보다 두 번을 할 수 있으니 팔 분의 일 정도 싼 가격이었다.

  " 그런데 너 이것으로 손톱 네일  할 수 있어."

  " 할 수 있으니까 샀지."

  " 나에게 손 발을 30분만 맡겨 봐."

  나는 딸아이의 말대로 손과 발을 맡겼다.

  나름 서툴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는

  " 원장님. 손과 발이 미워요. 예쁘게 해 주셔요."

  애교도 부려가며 딸아이가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손톱의 치수에 맞게 부치고, 오려주고, 작은 손톱 전등에

  손을 5분 정도 넣어주면 끝이다.

  첩 착제가 달라붙어 있어서 마치 파스처럼 손톱에

갖다 대면 달라붙는다. 전혀  냄새가 나지 않고

  무엇보다도 인체에 해가 없다고 하니 더욱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다음에 사면은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완성된 손과 발은 마치 네일 샾에서 한 것과 흡사했다.

  미웠던 손톱과 발톱은 모처럼 때를 벗고

 내 것이 아닌 양  반짝이고 있었다.

   어떠한 날이 아니더라도 이젠 시간을 내서 나를 꾸며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젊은 사람은 젊은 그 자체로 빛이 나지만, 이젠 나이가 들어 소멸되어가는 빛 속에 내가 나를 아름답게 꾸미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꼭 크리스마스에만, 하지 말고 가끔은 나의 손톱과 발톱을 예쁜 옷을 입혀 주리라

생각하니 우울한 마음도 사라지고 크리스마스트리처럼

환하고 밝은 마음이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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