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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르 Nov 04. 2024

05. 애쓰지 않아도 괜찮은 곳.

익명이 주는 해방감. 동시에 공허함.

자조모임은 아닌데 자조모임 같은

글쓰기 모임에 다녀왔다.

나의 요즘의 감정에 대면하고,

나를 위한 편지를 쓰고 돌려보고  

자신의 경험을 나누었다.


어쩌면 고민을 말하면 약점이 되는

그저 좋습니다의 디폴트값이 주류이자

성숙한 어른의 지표라고 생각했던 나는

생경한 충격을 받았다.


나만의 사소한 고민이라 여겼던 인정욕구나

잘하고 싶은 욕심,

그 무게만큼이나 느껴졌을 부담감과 고민.

불확실한 미래에 두렵다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되기도 하는

그야말로 대 혼돈인 감정을 누가 이해하겠냐는

자만도 있었다.


규칙상 직업과 나이 그리고 끝까지

글의 주인은 밝히지 않아

더 솔직할 수 있었는데,

공통적으론 조금 후련하고 생각이 정리된 기분이었다고.

나만의 고민이 아니었고, 각자의 방식으로 이겨내고 있다는 점이 뭉근한 위로가 되었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며

누군가는 끌어내리려 하고

누군가는 비결을 묻는다고 한다.


나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생기와 확신을 사랑한다.

닮아가고 싶고 힘들어한다면 토닥여주고픈 마음이다.


포기하지 않고 반짝이되 기필코 해내고야 말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도.

돕다 보면 배우는 것들이 참 많다,


누구나 이번 생은 처음이니까

신생아의 마음으로 나는

외부의 긍정적 경험들로 신선한 자극,

때로는 오기로 결국 잘될 거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언젠가 생의 끝에 남을  미련 한 자락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건 없길 바랄 뿐이다.


귀엽고 사랑을 줄줄 아는 호호 어르신이 되는

그날까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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