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안녕하세요?
인사 속에도 다정함이 묻은 우리.
바야흐로 겨울이 시작되었다.
언제 더웠냐는 듯 살을 에는 추위가
위풍당당한 기세로 할퀴는 요즘이다.
종종걸음으로 걷다가 보면
하루의 시작은 안녕하시냐가 된다.
예전에는 하루하루 생존과 직결되던 시절
지난밤 어디 상한 데는 없는지 묻곤 했던 것이 이어져 오늘날 안녕하세요 하는 인사가 되었다고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난다.
우당탕탕 일상을 보내면서도
일상 속 감사한 일들 투성이다.
문의 전화에 상세히 답해주시는 담당자님들이 그러하고,
업무상 마주하는 분들 모두 배려심들이 많으셔
다행히 쭈글대는 일도 적었다.
신호가 바로 바뀌어서.
끼여 탄 전철에서 목적지에서 잘 내려서.
점심시간에 대기 없이 식사와 차를 주문해서
사 소하 다할지라도 내게는
무척 감사한 일들 투성이다.
사진은 광화문 독서마당에서 빈백에 늘어져 책을 읽다 기념으로 찍었는데
입사 전 평일의 여유를 즐겨두길 잘했다고 지금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적으로도 사적으로도 맺게 되는 인연들에
뭔가 어디까지가 부담스럽지 않은 인연일까 생각하면 머릿속이 복잡하고
그저 잘 지내시냐 안부정도로 갈음하기도 한다.
그러다 정말 서로 보고 싶다면 기쁘게 만나면 되니까 말이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안녕하세요"란
무사안일한가 요즘 별일 없나의 뜻이자
관심의 표현이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하고나 돈독해지진 않는
나름의 바운더리가 있는 나는 그렇다.
매서운 겨울, 몸은 시리더라도
마음까지 얼어붙지 않게
주변을 두루 살피고 챙겨야겠다.
고 다짐하는 하루.
오늘도 소소한 행복을 기대하며
이만 줄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