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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폐 Jul 27. 2024

뫼비우스 띠처럼 돌고 있다면

대물림을 끊는 방법

뫼비우스 띠처럼 돌고 있다면 뛰어내리자.


용암처럼 끓고 또 끓어대는 원망의 덩어리들을 쿨럭쿨럭 쏟아놓는 어느 모녀의 해원(解怨) 돕는다.


"난 니가 이렇게 했으면 좋겠어서 말한 건데 니는 대꾸를 안 하고 쳐다도 안 보고 무시하드라. 그러니까 내 목소리가 커지는 거야. 안 그랬음 좋겠어서..., "

먼저 엄마가 입을 연다.


"나도 마찬가지야. 나는 그냥 내가 해둔 대로 놔두고, 건드리지 말았으면 좋겠어."

딸이 대꾸한다.

그렇게 몇 번 서운기(氣) 속상기가 섞인 말이 툭툭 던져진다.


"얘가 안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삐딱하게 거칠어지더니 지금은 통 뭔 말을 못 하겠어."


"그때 난 어렸고 엄마가 아빠한테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 것 같아 편을 든 건데 엄만 오히려 나를 야단쳤어."


착하기만 하던, 정이 많았던 딸이

다가갈 수 없을 만큼 거칠게 변하고

말끝마다 가시가 나와 이해할 수 없고 안타깝고 원망스럽기만 한 엄마,

그게 '엄마 탓'이었다고 하는 딸.

서로가 바뀌길 바라는 마음들에는 '내 마음' '나' 밖에 없다.

'고집하는 나와 내 마음'들은 길고 긴 시간 동안 뫼비우스 띠 안에서 뱅뱅 돌듯 어느 시간 속에 묶여 있었다.




끼어든다.

- 엄마의 말과 행동에서 내 모습을 보고. 내게서 딸의 모습을 보는 게 그 때문이었구나! 나는 내 어머니, 내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 그렇게 대물림받은 것이었구나! 그리고 나는 지금 내 딸에게 다시 대물림을 하고 있구나!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하고 이쁘기만 한 일곱 살짜리에게 진리인양 야단치면서 가르쳤구나!

참 어리석었구나! -를 자각하면서 지금부터는 '내 안의 어린 나'와 이별을 해야 한다고.


- '그때 그래서 속상했구나! 그래도 다행이야! 하지만 지금은 그때가 아니야. 지금은 어른이잖아. 앞으로는 이렇게 하자~!' -라고.


알아주고 다독이며 지금을 살도록 격려하고 응원도 하면서 미움 원망 불안 걱정 두려움들을 대물림하지 말아야 한다고.


알았던 만큼 써먹은 결과는 아픔과 괴로움으로 되풀이 되었음을 퍼뜩 알고 뉘우치며 삶의 버릇으로 익숙해진 그것들과 이별해야 한다고.




엄마와 딸은 한참 동안 속엣말을 주고받는 가운데 울렁울렁 맺힌 것들을 쏟아놓으면서 지난 삶을 돌아보더니 따름 따름 진정이 돼간다. 서운했던 마음들이 사르르르 봄눈 녹듯 사라져 간다.

원망의 마음이 슬그머니 사그라들면서 '아, 그래서 그랬구나!'

목소리에 스며있던 속상함 원망스러운 기운도 사그라드는지 차분해진다.


오늘만 같기를...!

이대로 다시는 돌고 돌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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