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결이 맞지 않은 성당 성가대 언니와의 사소한 갈등으로 인해 단장님이 화해의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나는 언니와 좋게 대화를 하고 충분히 잘 풀었다고 생각하여 후련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다음날 성가대 단장님에게 매우 황당한 문자 내용이 도착했다. 쉬는 시간에 내가 다리를 꼬고 의자에 앉아 쉬고 있었는데 내 모습이 언니에게는 예의 없어 보였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전해주는 단장님에게도 너무 실망이 컸고 매우 당황스러웠다. 같은 성인이고 쉬는 시간인데 다리를 꼬고 앉았다는 이유가 어떻게 예의에 어긋나는 사유가 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엄연히 텃세를 부리는 것이었다. 나는 단장님에게 답장을 했다. 언니 입장에서는 단장님의 권유로 나에게 사과한 것이 자신에게 자존심이 상했던지라 다리 꼬고 앉아있는 나의 모습에 괜히 시비를 걸고 싶었던 것은 아니냐며 이것이야말로 텃세고 시기 질투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냐고 말을 덧붙였다. 중간에서 중재하는 단장님도 약간 지친 모습이었다. 결국 성가대 활동을 차라리 내가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불편한 관계로 활동하는 거면 더이상 봉사에 의미도 없고 즐거운 마음으로 성당을 갈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에 평온을 찾기 위해 봉사를 하는 것인데 계속 스트레스를 받으며 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단장님과 대화를 끝낸 후 분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수녀님과 대모님에게 사실을 전달했다. 대모님은 자신도 어처구니가 없다며 레지오나 전례단 청년활동도 있으니 마음을 추스르고 추후에 고려해 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수녀님은 너무 속상했겠다며 나의 마음을 헤아려 주셨고 이번 일로 인해 성당을 안나오거나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주님이 자매님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굳건한 마음으로 계속 성당에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이셨다. 주님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수녀님의 말씀에 문뜩 생각에 잠겼다. 내가 못나거나 실수하거나 순간 나쁜 마음을 가질 때나 타인을 미워할 때도 주님은 언제나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계셨구나, 하는 마음의 등불이 켜졌다.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경계와 고난이 있고 내가 나를 싫어질 때도, 나의 못난 모습이 보일 때도 주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나도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계속 정진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