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학다식(博學多識)하면서 인간적이고, 다정하면서도 폭풍같다. <로얄리스트>, <용서 할 수 없는 밤>, <레퀴엠 포 허스토리>까지의 웅장한 단편들을 만든 미국 유학 출신 강민지 감독을 만나 느낀 인상이다. 지난해 중후반까지 로스 앤젤레스에서 생활하여 이메일 인터뷰로 시작해 새해를 앞두고 모국으로 돌아와 직접 만나기까지 두 번의 인터뷰를 거치면서 그녀는 다양한 인상들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들은 모두 즐겁고 인간적인 모습이었지만, 그래서 가끔 혼란스럽기도 했다.
영화와 자신들의 작품에 대한 수많은 정보들과 열정을 쉽게 한 편의 인터뷰로 정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해주었지만, 답변을 생각하면서 조심스럽게 느린 말투로 전해주다 중간에 쑥쓰러워 웃기도 해 대화가 끊기기도 하는 점에서 양면성을 강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사실 인간이 본인의 놀라운 능력에 비해 성격이 정반대의 경향을 보이곤 하는 점은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만큼 당연한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의 이중성은 강민지 감독이 오랫동안 탐구해오던 주제이기도 하다.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숨겨진 역사, 어린시절 성장통에서 고뇌해오는 인물들을 조명하고 그 영향력의 배경으로서 부모 세대에 대한 통찰을 강렬한 비주얼과 미쟝센으로 풀어온 실력은, 오랜 기간 시카고 예술대부터 뉴욕 콜롬비아 대학 (대학원)까지 명문대에서 예술을 전공해 온 솜씨로서 뽐내왔다. 그리고 그는 단순한 미적·지적 유희에서 멈추지 않고, 마치 헤겔부터 프로이드까지가 그토록 찾아 헤맨 인생의 수수께끼처럼 상징적으로 우리를 이끌어주기까지 한다. 앞서 표현했듯 다정하면서도 폭풍같이 강렬한 강민지 감독 역시 수수께끼처럼 느껴지는 감독이자 사람이었다. 그런 만큼 나 역시 깊이 있게 그녀만의 수수께끼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고, 동시에 다음 차기작이 기대되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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