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온다>(Loup y es-tu?) 줄리 로하트(Julie Roh
지난 5월에 쓴 줄리 로하트 감독의 <늑대가 온다> 리뷰에서 나는 이번 영화가 동화를 연상시키는 만큼 단순하면서 강력한 임팩트를 갖고 있다고 리뷰하였다. 로하트 감독도 인터뷰에서 그에 동의하였다. 지구 반대편 프랑스 파리에서 영화부터 광고, 뮤직비디오까지 작업해오고 있는 베테랑인 로하트 감독과 만날 수 없는 대신 이메일로 주고 받으며 진행한 씨네허브 사상 최초 해외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로하트 감독은 내 예상대로 [빨간 망토] 동화에서 작품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와 동시에 (역시 리뷰에서 언급한 <바스터즈:거친 녀석들>에서처럼)여성임에도 두려움없이 나치와 상대하였던 자신의 할머니의 경험담에서도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남성들이 전장에서 피흘리며 전쟁의 판도를 바꿔나갔지만, 여성들도 그 남성들의 빈 자리 혹은 채우지 못한 자리에 직접 나서며 맞서 싸워왔다. 그를 보여주었기에 기존의 전쟁 영화에서 쉽게 보지 못한 여성들의 싸움, 유대인으로서 전쟁의 희생자들이었던 약자들의 투쟁을 아름다운 영상미와 덧붙여 보여준 이번 영화는 올해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도 상영되며 세계적인 격찬을 받았다.
현재 세계적인 마블 스튜디오와 함께 차기작으로 준비한다는 로하트 감독의 인터뷰를 기대와 함께 준비하면서 질문을 쓰는데 신중하고자 하였고, 또 영어로 적어준 그녀의 정성 어린 대답도 제대로 전달될 수 있게 번역하고자 노력하였다. 작품에 대한 애정만큼 이번 인터뷰에서도 통하여 국내 관객들에게 이 차기 거장의 비전이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또한 빠른 시간 내에 그녀의 신작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줄리 로하트 (Julie Rohart)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프랑스의 여성 감독 줄리 로하트(Julie Rohart)입니다. 파리에 거주하고 있고, 국내외로 뮤직비디오부터 광고, 그리고 물론 영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짧은 만화를 그리기 시작하였고, 곧 부모님께서 저에게 VHS 캠코더 카메라를 사주시면서 그 소통의 수단이자 관심사는 사진으로 또 단편 영화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2. 작품의 영감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첫 번째로 조부모님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두 분께는 20대 초반이셨고, 할머니는 전쟁 당시의 일상 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매우 무서운 이야기라고 생각했었지만, 할머니는 항상 자신감이 있으셨고 강한 분이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진정한 페미니스트이시자 저의 영웅이셨습니다! 또 두 번째로는 어린 시절 저에게 있어 강렬하면서 무서운 이야기였던 [빨간 망토] 동화로부터 영감을 받았습니다. 영화에서는 동화에서 공포의 존재로 나왔던 늑대를 주인공 여성들 내면 속에 숨어 있다 언젠가 드러나는 야생성으로 표현하였습니다.
3. 주연 배우들의 캐스팅 과정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먼저 ‘사라’ 역의 배우 ‘알리지 라란데(Alyzée Lalande)’의 경우 이전부터 꼭 같이 작업하고 싶던 배우였습니다. 뮤지컬 “뱀파이어의 춤(Dance of the Vampires)”(로만 폴란스키의 영화 <박쥐성의 무대회>의 뮤지컬 공연 각색 버전) 공연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고, 그녀의 매력과 아름다움, 호감가는 연기 스타일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촬영하면서도 라란데는 사라 역에 진정으로 이상적인 배우였습니다. 마치 히치콕 영화들 속의 여배우들처럼 차가운 아름다움을 가진 동시에 감성과 열정도 가득한 배우였습니다.
알리지 라란데 (Alyzée Lalande),
IMDB https://www.imdb.com/name/nm6060230/?ref_=nmmi_mi_nm
‘안나’ 역의 배루 ‘아나이스 파렐로(Anaïs Parello)’와는 이전에도 함께 작업한 적 있었고, 다시 함께 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현장에서도 아나이스는 정말 자연스럽게 시선을 사로잡았고, 극 중 역할에 뛰어드는 자발력 역시 강한 배우였습니다. 지금도 다시 그녀와 세트장에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나이스 파렐로(Anaïs Parello)
IMDB https://www.imdb.com/name/nm6713876/?ref_=tt_cl_t_1
악역인 ‘뮬러’ 역의 ‘알렉시스 루이종(Alexis Loizon)’ 역시 이전 단편 및 뮤직비디오에서 함께 작업한 배우인 동시에 이번 영화의 프로듀서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평소 스릴러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였고, 그렇게 이번 영화를 함께 기획하게 되면서 그가 장군 역에 맞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었기에 그를 캐스팅 하게 되었습니다.
알렉시스 루이종(Alexis Loizon)
IMDB https://www.imdb.com/name/nm4119094/?ref_=tt_cl_t_2
그리고 마지막으로 할머니 역을 위해 아직 아름다운 미모가 남아 있는 노년 여배우를 찾고자 하였습니다. 그렇게 캐스팅한 ‘플로렌스 몬지(Florence Monge)’는 그에 딱 맞는 여성이자 배우였습니다. 그녀가 맡은 캐릭터는 모호한 면도 있어야 했는데 역시 플로렌스는 실망시키지 않고 완벽하게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4. 기존의 2차 세계대전 및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들과 달리 이번 영화에서는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의 시점으로 그 역사를 다루어 보여주셨습니다. 그로써 새롭게 다루고자 한 주제 및 의도가 있으셨는지?
-앞서 말했듯 이번 영화는 2차 세계대전 중 할머니의 경험담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할머니는 매일 나치와 상대했던 방법부터 살아남기 위해 그들로부터 두려움을 드러내지 않고자 노력했던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전쟁 당시 여성들도 전쟁에 직접 참여할 만큼 적극적이었고 그만큼 자매애가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 보았던 2차 세계대전 영화들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그 시대에는 여성의 역할은 별로 없었다는 것처럼 표현된 것 같기 때문이죠. 당시 남자들이 모두 전쟁에 참전했기 때문에 여성들의 독립이 아주 중요했던 시기였습니다. 그 시대에서 할머니는 용감하셨고, 주인공 사라도 그렇게 치열하게 살기를 원했습니다.
5. 영화 결말에서 주인공들은 나치 장교 뮬러를 늑대로서 자연을 통해 심판합니다. 그렇게 결말을 설정한 의도 역시 궁금합니다.
-영화 속에서는 늑대는 주인공 여성들의 야성적인 성격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만큼 그들도 싸우기를 원했고, 그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기를 원한 것입니다. 저는 영화들에서 주로 여성들이 남성들에 의해 어떤 식으로든 행동하라는 지시를 듣는다고 느껴오곤 하였습니다. 이 영화는 복수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희생자가 되지 않고자 하는 선택에 대한 영화입니다. 그들은 행동하고, 싸우고, 계속해서 생존해 나갑니다. 또한 그렇게 서로를 보호해주는 자매애의 중요성과 그에서 나오는 힘을 강조하고자 싶었습니다.
6. ‘늑대’가 들어가는 제목과 소재부터 안나의 붉은 코트까지 실제로 동화 [빨간 모자]를, 동화를 연상시키는 설정이 보이는데, 그에 대한 영감는 의도는 무엇이었나요?
-제게 있어 빨간 모자 이야기는 강렬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만큼 해석의 여지부터 변형이 많이 되어 왔었고, 원래 원전은 반대로 어린 소녀가 늑대를 잡아먹는 결말이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숲을 건너 지옥을 헤매다가 마침내 소녀에서 여성으로 성장하는 상징적인 이야기인 셈이죠.
7. 촬영에 쓰인 카메라와 주로 사용한 조명기기는?
-그에 대해서는 이번 작품의 촬영감독님이신 ‘루이 베르고네(Louis Bergogné)’ 감독님의 이야기로 대신해 드리겠습니다.
Sony Venice + T Series Anamorphic Lenses | Panavision
출처 : https://www.facebook.com/loupyestufilm
”우리는 ‘소니 베니스(Sony Venice)’ 카메라를 선택하였습니다. 필드에서의 유연성, 이중 ISO는 이번 작품에서처럼 야외 야간 촬영을 위한 조명기기의 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훌륭한 파나비전 T 시리즈의 아나모픽 근접 초점 렌즈를 장착하여 현대적이면서도 크래시컬한 영화적인 비주얼을 잡아내었습니다. 조명기기는 주로 강력한 HMI로 구성하였으며 야외 장면에서는 스카이패널(Skypanel)로, 실내장면에서는 텅스텐 및 LED 패널을 혼합하여 사용하였습니다.”
8. 영감을 주는 대상 혹은 롤모델 삼는 존경하는 감독은?
-저는 사진을 사랑하여 전시회를 자주 다닙니다. 사진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을 좋아해 그에서 영감을 얻곤 합니다. 사진작가의 마스터클래스 강연에도 참석해 궁금증을 풀어보는데에도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음악 역시 저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일할 때와 일상생활 할 때 각 활동별마다 듣는 플레이리스트들을 정해 놓고 있어요:) 존경하는 영화감독들은 많이 있습니다. 선택해야 한다면 어린 시절 ‘팀 버튼’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으로부터 가장 큰 영감을 받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영화를 반복해서 보면서, 그 둘이 각자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방식부터 보는 관객들이 그 세계에 빠져들게 만드는 연출 방식을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는 ‘그레타 거윅’ 감독의 열렬한 팬입니다. 그녀의 영화 역시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녀의 직설적이면서도 독립적인 영화 제작 스타일을 좋아해요. 이들 외에도 저는 ‘데이빗 핀쳐’, ‘드니 빌뇌브’, ‘장-마크 발레’, ‘소피아 코폴라’, ‘올리비에 야사야스’, ‘자크 오디아르’의 작품들 역시 사랑합니다.
9. 대한민국에서 이번 작품을 상영해주는 씨네허브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가요?
-씨네허브는 저와 같은 영화 제작자들에게 있어 정말 놀라운 곳입니다. 이 국제적인 플랫폼을 통해 다른 많은 재능 있는 감독들과 함께 작품을 상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기회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한국영화를 매우 존경하는 입장에서 큰 영광입니다.
10. 차기 계획과 함께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이번 작품 <늑대가 온다>를 통해 저는 운이 좋게도 프랑스부터 해외에까지 놀라운 전문적 관계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더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또한 저는 이번 작품을 다른 관점으로 장편 각색 작업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소식을 공유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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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