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남매맘과 아이들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친구들이 용돈을 받아서 떡볶이를 먹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언제 떡볶이를 사 먹는데?"
"나도 잘 몰라 뒤에 학원도 가는데.. 모여서 같이 사 먹고 오더라고"
"부모님이 계시지 않을까?"
"아니야 친구들끼리 매일 가서 먹고 와!!"
"매일??"
"응"
나는 큰아이 친구 엄마들을 아무도 모른다 큰아이뿐만 아니라 둘째 셋째 넷째 친구 엄마들도 모른다. 내성적이고 낯가림이 심한 것도 있지만 친해지려 할수록 '이건 머지?' 싶은 기분을 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 건 알 길이 없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떡볶이를 사 먹으러 간다는데 자기도 가고 싶다는 게 핵심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매일 가는 건 맞지만 그 친구들이 다르다. 오늘은 A라는 친구가 갔으면 다른 날은 B라는 친구 앞에는 C라는 친구가 떡볶이를 먹은 것이다. 큰아이는 매일 가고 싶다고 울기 시작했다. 왜?? 여기서 왜 우는 거야??
나와 성향이 다른 아이를 챙기고 마음을 써야 하는건 쉽지 않은 것 같다.
"매일 떡볶이를 사 먹을 수는 없어.. 친구도 분명 몇일간의 용돈을 모아서 한번 사 먹는 걸 꺼야!!"
"아니야 .. 매일 먹어"
"매일 떡볶이를 어떻게 사 먹어!! 엄마가 니가 진짜 떡볶이가 먹고 싶을 때 그때 말하면... 꼭 사줄게"
"싫어 싫단 말이야 ㅠㅠ"
떡볶이 하나에 울면서 뛰어가는 아이를 보며 ..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기에게 맞지 않는 이야기만 하면 냅다 울어버리니 그 맘 달래주는 것도 쉽지가 않다. 특히 먹는 데는 심할 정도로 예민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떡볶이가 아니었다. 이제 용돈으로 간식을 사 먹어야 하지 않을까? 얼마의 용돈이 필요할까? 에서 시작되었다
"하루에 얼마 정도면 될까? 1000원 잡고 주말 빼고 2만 원이면 되지 않을까?"
"엄마 난 25000원 주면 좋겠어"
"2만원으로도 충분할 것 같은데 왜?"
"난 떡볶이를 매일 사 먹고 싶어!!"
"머?? 매일??"
"응"
"25000원으로도..떡볶이를 매일 사 먹을 순 없어"
"친구들은 매일 사 먹는단 말이야"
대체 어떤 친구가 매일 떡볶이를 사먹을까? 친구들끼리 모여서 떡볶이 1인분 시켜서 나눠먹는다고 해도 아니라고 막무가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자기만 매일 떡볶이를 못 먹는 불쌍한 아이가 되어 있었다. 매일 떡볶이 1인분 한 접시를 간식으로 먹는 아이가 있을까? 있을 수도 있겠지... 싶지만.. 아하하하 웃음만 나온다. 그걸 꿈꾸는 아이가 우리 아이라니.. 그것도 웃음이 나온다.
울다 울다 기어이 숙제도 안 하고 공부도 안 하고 잠이 들었다. 아이에겐 정말 중요한 일인가 싶어서 더 말하지는 않았다. 말하면 아이에게 중요한 일을 내가 작게 만들어 버릴까 봐... 늘.. 그게 어려운 것 같다. 아이에게는 정말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데 내 기준에서 작게 만들어 버릴까봐..
그래도 매일 떡볶이를 먹겠다는 선포는.. 좀...
용돈 프로젝트가 난관에 부딪혔다.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난관에 부딪히는 것 같다. 나와 다른 그 무언가가 늘 힘들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밝게 자신을 잘 지키며 커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몇일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이야기하며 타협점을 찾아 나갈 예정이다.
이노무 떡볶이..
떡볶이로 용돈 프로젝트가 연기될 줄이야
이제 아이는 친구들도 만나고 용돈으로 사 먹고 싶은 것도 사먹을 것이다. 엄마랑 놀고먹고 이야기하는 시간보다 친구들이랑 놀고먹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 날 것이다. 조금 늦어도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용돈 사용처를 떡볶이만 생각한다나 머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