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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지구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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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주 Feb 02. 2018

긴 여행의 직전에 찾아오는
의외의 손님, 두려움

한 달간의 발리 여행을 앞두고

이상하다. 내일이면 발리로 한 달간 여행을 떠나는데 신나지가 않는다.


여행의 설렘은 티켓팅과 함께 시작된다. 그리고 여행을 상상하며 이것저것 정보를 모을 때 절정에 달한다. 그러다 정작 여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찾아온다. 이것은 주로 긴 여행에 해당된다. 떠나기 전날 밤 잠자리에 누우면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을까, 가는 게 맞는 걸까 하는 괜한 걱정이 떠오른다.

     

짧은 여행이라면 뭔가 잘못된다 해도 며칠만 참으면 금방 돌아올 수 있으니 괜찮다. 그것은 작은 일탈이나 휴식에 가까우므로 부담이 없다. 하지만 긴 여행은 일상 그 자체의 변화에 가깝다. 매일 발레를 하다가 갑자기 복싱을 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근육을 쓰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듯, 익숙한 음식, 문화, 공기, 언어 등과 작별하고 새로운 것들로 내 생활을 세팅해야 한다. 크고 작든 많은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낯선 곳으로의 긴 여행은 많은 이들의 로망이지만 실제로 떠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막상 현실이 되면 좋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변화라는 것은 언제나 득과 실을 동반한다. 지금 손에 있는 것들을 내려놓아야 다른 것을 새로 가질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여행지에 도착하는 순간 이 모든 두려움은 마법같이 사라진다. 그것이 바로 여행만이 가지는 매력이 아닐까. 이제 여기에 오기 위해 내려놓은 것들은 잊고,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에서 찾을 수 있는 새로운 행복을 찾는 것을 시작하면 된다.


새로운 공기와 햇살만으로도 많은 불편을 잊게 되는 것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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