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성(性)에 대하여.

by 박진현

인간이 살아가면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성(性)입니다.

가장 아름다우면서 가장 위험하기도 한 것이지요.

그래서 반드시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교육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입니다.

종교적, 이념적인 사상을 떠나서 굉장히 중요한 성에 대해서 많은 아이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채로 성에 노출이 된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이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국, 영, 수, 사, 과.

사실 아이들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위의 필수과목보다 성교육입니다.

성에 대해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일이며,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이 상용화되면서 현재 시대는 넘쳐나는 정보의 바다가 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자유롭고 행복하게 헤엄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거의 익사한 채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고통을 받는지도 모른 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아이들에게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를 가리지 않고 제공합니다. 올바른 정보와 그른 정보를 가리지 않고 제공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 속에서 무엇이 좋은 정보이며, 올바른 정보인지 알지 못한 채로 계속해서 노출이 되고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것은 그렇게 무분별하게 제공되는 정보가 아이들의 가치관이 되고 아이들 세계의 유행이 된다는 것입니다. 성에 대한 아이들의 잘못된 인식이나 가치관 역시 이렇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떠도는 말로는 초등학생 시절에 첫 성관계를 경험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심지어 초등학생 시절에 성관계의 경험이 아이들 사이에서 우월성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의 성관계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아무런 책임감없이 성을 그저 우월성이나 쾌락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어제 낮의 일이었습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저는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교복을 입고 가방을 멘 커플이 음식점에서 나오는 것을 봤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앳된 얼굴이었으며 많이 생각해도 고등학교 1학년을 넘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때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의 엉덩이를 만졌습니다. 여자 아이는 익숙하듯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모습에 충격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 한복판에서 성인들도 잘 하지 않는 행동을 아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하니까요.


한 기사에 따르면 만 16세 미만 여성이 출산등록을 할 때 그 파트너가 신원 미상이었던 건수가 무려 1,000건이 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아이들은 갖가지의 이유로 잘못된 성에 노출이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저희 부부가 기부를 위해 어린이재단을 방문했을 때 아직도 대한민국에 '베이비 박스'(산모가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 않아 아이를 박스에 넣어서 버리고 가는 것)가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성인이든 아이들이든 잘못된 성에 노출이 되어서 책임지지 못하는 출산을 하고 그렇게 버려지는 아이들은 다시 상처받고 힘든 삶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저는 어른으로서, 부모로서 우리 자녀들에게 반드시 '성'에 대해서 올바른 교육을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짐했습니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습니다. 그 호기심에 부모에게 가서 아기는 어떻게 태어나냐고 묻기도 합니다. 부모라면 한 번쯤은 아이들에게 그런 질문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때 부모들은 민망하기도 하고 자세하게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합니다. "엄마 아빠가 포옹하면, 뽀뽀하면, 사랑하면 아기가 생긴다"는 식의 말로 얼버부리고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죠.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어른들도 어릴 적 궁금한 것이 생겨서 그 궁금증이 시원하게 풀릴 때까지 알아냈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민망하더라도 아이를 위해서 꼭 정확하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서 우리 아이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하고자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성가치관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알게 된 적이 있습니다.

저의 지인이 한 날은 저에게 상담을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그의 나이는 23살이었으며 남자였습니다.

고민인즉슨 여자친구와 처음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자기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옷을 속옷까지 다 벗더라는 겁니다. 만난 지 오래되지도 않았고 성관계를 한 적도 없는 사이였습니다.

지인이 놀라자 여자친구는 대수롭지도 않게 왜 그러냐고 오히려 반문을 했습니다.

지인이 놀란 이유를 설명하자 여자친구는 '평생 집에서 옷을 입은 적이 없으며, 그런 이유로 이성이나 다른 친구와 함께 자지 않는데 너는 내 남자친구고 편해서 같이 자는 것이며, 나는 잠을 자려면 다 벗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여자친구는 덧붙혀서 아버지가 집에 계신대도 불구하고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의 여동생은 성인이 되어서도 집에서 벌거벗은채로 생활을 한다고 가족이고 아버지를 남자로 보는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며 오히려 지인을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집에서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로 생활하는 것을 어릴 때부터 봤고 그 후로 그런 생활습관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버지 역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합니다.


부모의 모습이 아이의 모습이 되어서 부모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아이의 성에 대한 가치관이 이상하게 자리 잡게 된 사례는 비단 지인의 상담 내용에 등장하는 지인의 여자친구만의 모습이 아닐 겁니다. 많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부모가 성관계를 맺을 때 갑자기 어린 자녀가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 목격하게 된 사례도 있었는데 그 상황에서 당황한 나머지 아버지가 아이에게 얼른 방에 돌아가서 자라고 소리를 쳤다고 합니다. 이후로 부모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다가 시간이 흘러 잊게 되었고, 아이는 그 날 목격한 장면을 아버지가 어머니를 괴롭히는 것으로 인지하였는데 성관계는 남자가 여자를 괴롭히는 것으로서 잘못된 가치관이 생겨 성인이 된 후에도 남자에 대한 거부감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 힘들었다고 합니다.

부모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아이에게 성교육을 하지 않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스마트폰을 통해서 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잘못된 가치관을 가진 것을 본 부모가 충격을 받은 사례도 봤습니다.


그렇다면 첫 성교육은 언제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바로 '아이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알게 되었을 때'입니다.

아이들은 3세 정도가 되면 자신을 가리켜 '남자야', '여자야'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성에 대해 정체성을 가지게 됩니다. 이후 4세 정도가 되면 성 역할 행동을 모방하기 시작합니다. 남자 아이는 아버지를 모방하고 여자 아이들은 어머니를 모방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깊이가 없기에 6세까지는 부모님을 따라서 자신의 성이 아닌 목욕탕에 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깊이가 없을 뿐이지 자신과 성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사춘기(2차 성장)가 되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깊이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많은 부모님들은 이런 시기가 와도 아직은 성교육을 하기에 어리고 이르다고 판단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2세, 아니 태어났을 때부터 성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어린 나이의 자녀를 어떻게 성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일까요?


예전에 TV프로그램을 통해서 올바른 성교육을 하고 있는 부모님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남자 아이를 둔 어머니였는데 아이의 신체에 접촉을 할 때마다 항상 아이에게 허락을 구했습니다.


"엄마가 손을 잡아도 될까?", "엄마가 뽀뽀해도 될까?"


심지어 방에 들어갈 때도 아이의 허락을 구했습니다. 반대로 아이가 어머니에게 접촉을 하려고 할 때면 아이는 어머니의 허락을 구해야했습니다. 조금은 심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이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아이에게 항상 '엄마'가 아닌 '여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교육을 했습니다. 이를테면 '엄마에게 허락을 받아야지'가 아니라 '너는 남자니까 남자로서 여자의 몸을 만질 때는 항상 상대방의 동의를 구해야 한단다.'라고 말이죠. 아이는 그렇게 어릴 때부터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과 남자로서 여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법, 지키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연인사이에서 연인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이 무리하게 성에 대해서 요구를 할 때 거절을 하면 오히려 '우리 사이에'라는 말을 하면서 거절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십중팔구 어릴 때부터 성에 대해서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고 존중을 받은 적이 없으며 배운 적이 없고 타인을 존중한 적이 없는 사람들일 겁니다. 자신도 성장하면서 한 번도 성적인 부분에서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들이 신체를 만질 때 거절한 적이 없고 거절을 당해본 적이 없는 것이죠. 결국 아이들의 성에 대한 가치관은 어릴 때부터 형성이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유아일 때부터 부모들은 아이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득이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줄 때는 반드시 이용을 통제하고 접해야 하는 정보와 그렇지 말아야 하는 정보를 알려주고 올바른 사용방법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 호기심이 왕성하고 정체성이 정착되지 않은 아이들은 잘못된 정보와 올바른 정보를 구분하지 못하여 그릇된 정보를 토대로 올바르지 못한 성가치관을 가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자녀를 둔 부모라면 지금이라도 아이와 함께 성에 대해서 진지한 대화를 나눠보아야 합니다. 아이가 어리다면 지금부터 아이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고 교육해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부모가 아니라면 자신이 가진 성적 가치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잘못된 성적 가치관으로 인해서 힘든 적이 없었는지, 또 누군가를 힘들게 한 적은 없었는지 말입니다.


영유아의 아이들에게는 성에 대해서 이렇게 알려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과 타인을 보호해주고 존중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위의 사례처럼 그 누구도, 부모라고 할지라도, 가족이라도 신체접촉을 할 때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것이 가장 기본적인 존중이라고 알려주어야 합니다. 명확하게 거절하는 방법과 상대방의 거절에 대해서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만약 거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무리하게 요구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어야 합니다. 특히 남자아이들에게는 존중하는 법과 배려하는 법을 알려주고 여자아이들에게는 자신을 지키는 법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초등학생 아이들에게는 구체적으로 성에 대해 어떤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한 다음 올바르게 정확한 명칭과 설명을 동반하여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주어야 합니다. 만약 성을 올바르게 알지 못함으로 보호받지 못하거나 보호해주지 못한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하며 그러한 일들이 아이들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초래하게 되는지도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신체의 부분에 있어서 각 부분의 정확한 명칭과 쓰임새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자신의 성에 관계없이 모두 알려주어야 합니다. 성적인 상황에서 일어나는 신체의 반응에 대해서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가진 성에 대한 호기심을 스스로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해소하지 않도록 그 전에 미리 올바르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특히 초등학생부터는 스마트폰의 올바른 사용방법을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중학생 아이들에게는 초등학생보다 명확하게 성에 대해서 알려주어야 합니다. 아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생물학적으로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사실 2차 성장이 진행되기 전에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여자 아이들의 경우 빠르면 11세에, 남자 아이들은 12~13세에 2차 성장이 시작됩니다. 여자아이들은 체모가 나며 월경을 하게 되며 가슴이 부풀고 남자 아이들은 체모가 나며 목소리가 바뀌고 골격이 변화되고 몽정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2차 성장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부모가 곧 2차 성장이 시작되며 어떤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지, 그런 현상들이 아이들에게 어떠한 의미가 되는지 명확하게 알려주고 대비하고 성숙하게 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특히 2차 성장이 된다는 것은 임신을 할 수 있는 신체적인 능력이 생기게 되며 이는 어른들도 쉽게 가지지 못하는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임신을 함에 있어서 어떤 책임감들이 있어야 하는지도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특히 이성에 눈을 뜨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순간으로서 좋아하는 이성이 있거나 사귀는 이성이 있는 경우 올바르게 교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어야 합니다. 만약 교제를 하고 있는 경우라면 가능한한 상대방 아이의 부모님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함께 의논하여 교육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책임감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큰 책임감이 필요한지 알게 되며,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특히 성적 흥분과 쾌감, 흥분과 쾌감에 대한 신체적인 반응까지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은 '자위'를 어릴 때부터 자신도 모르게 합니다. 우연히 자신의 생식기 부위를 만지거나 닿아서 자신도 모르는 쾌락을 느끼기도 하고 그런 쾌락을 느낀 후에는 의도적으로 만지거나 비비거나 베개 등에 몸을 비비기도 합니다. 아주 어릴 때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성욕이라기 보다는 쾌감을 위한 감각적인 탐색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사생활이 생기는 초등학교 고학년의 나이가 되면 더욱 탐색적으로 몰래 하기도 합니다. 음란물을 보거나 위생적이지 못한 기구들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가 된 후에 아이에게 '자위'에 대해서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히 쾌락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 자위중독의 위험성에 대해서 교육을 하고 아이들이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않도록 대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고 도와주어야 합니다. 부모의 지나친 교육열과 과잉보호로 인해서 아이들은 압박감에 의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는데 절도와 폭력, 가출, 반항 등 올바르지 못한 일탈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먼저 아이들을 살피어 아이들이 올바르게 스트레스를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도와주어야 합니다. '자위'역시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의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기도 하는데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는 있으나 이는 건강한 해소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몰래 하는 것까지 막기는 어려우니 혹시나 몰래 할 때를 대비해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올바른 자위 방법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특히 호기심과 쾌락에 중독이 된 아이들끼리 만나면 짝이 되어서 함께 자위를 하거나 성관계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더욱이 올바른 교육이 필요합니다. 성적 흥분과 쾌락, 그에 따른 신체의 반응까지 알려주는 이유는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고 올바르게 알게 하기 위함이며, 성이라는 것은 단지 그런 흥분과 쾌락을 위해서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에 올바른 성교육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것들에 노출이 되어 있는 상태일 수도 있고 정체성이 확고하게 자리잡힌 상황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교육을 포기하는 것은 부모의 도리가 아닐 뿐더러 아이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고등학생 자녀들이 가장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물학적으로 임신이 되어도 전혀 문제가 없으며 심지어 임신이 가장 잘 되는 건강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하므로 이성의 무력에 의해서 쉽게 무너질 수도 있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웬만큼 성숙한 시기라서 외부의 자극에 더욱 더 노출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등학생 자녀들에게는 훨씬 적나라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마다 다르겠지만 이제는 알 것도 웬만하면 다 알기 때문에 적나라하게 알려주어야 경각심을 가지고 조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인인 경우라도 가능하다면 교육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20대 초반의 경우 독립이 되지 않은 상태라면 더욱 교육이 필요합니다. 성인인 자녀에게는 교육이라기보다는 친구처럼 대화에 가깝게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대한민국 정서상, 아이들의 발달상, 환경상 부모와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될 때까지 시도해보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들은 20살이 됨과 동시에 자립을 시킬 것을 권유해드립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연습을 본격적으로 성인이 된 후에 계속해서 하는 것이 아이들을 위해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부모로서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위해서, 또 부모님을 위해서 반드시 성인이 된 자녀는 독립을 시켜야 합니다. 외람되지만 아이가 당장 자립할 형편이 되지 않는 경우라도 도움을 주지 않고 알아서 살라고 과감하게 내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성에 대한 교육을 함에 있어서 절대로 민망해하시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민망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반응을 봅니다. 부모가 진지하고 단호하게 교육에 임한다면 아이들도 반응에 따라서 진지하게 반응에 임하겠지만 부모가 먼저 민망해하고 부끄러워한다면 아이들은 동조하게 됩니다. 그러니 성교육을 하실 때는 절대로 민망한 내색을 하지 않기를 당부드립니다. 민망해 할 것도 사실 없습니다. 교육을 위한 것이고 아이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인이라면 저는 성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을 권유드립니다. 현재 선섹후사, 원나잇 등 성관계에 대해서 좋지 않은 문화가 많이 자리잡혀 있습니다. 처음 만난 이성에게 '나는 선섹후사를 선호합니다'라고 말해도 그걸 이상하게 보는 상대방이 이상한 사람이 될 정도니까요. 또 밖에 나가면 원나잇을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으며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서 성관계를 단지 쾌락을 위한 행위로 습관이나 취미처럼 쉽게 접할 수 있기도 합니다. 심지어 제가 살던 지방에서는 성매매를 하는 거리가 경찰서 앞에 떡하니 있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죠. 성매매는 불법인데 경찰서 앞에 누구나 지나다니면서 볼 수 있게 성매매 업소들이 모여 있으니까요. 심지어 통창으로 된 그곳은 밖에서 보면 마치 상품이 진열된 것처럼 여성분들이 통창 앞에 앉아 있습니다. 왜 경찰서 앞에 이런 거리가 떡 하니 있는 것인지 친구들에게 묻자 한 친구가 말하기를 "솔직히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는데 그냥 그럴바엔 성매매를 하는 게 낫고 어디에 숨어 있을 바엔 경찰서 앞에 있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하는데 나름 논리적이고 이해가 되는 저 자신이 이상해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독일,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는 성매매가 합법이라는 예를 들며 성매매를 이상하게 보는 것이 더 이상하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저는 성매매가 불법이냐 합법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성매매를 통한 성관계를 해소 방법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추석이나 설날과 같이 용돈을 두둑히 받는 날이면 제 주변 친구들도 학교에서 용돈으로 성매매를 하고 왔다며 자랑처럼 말하기도 했습니다. 미성년자는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눈감아주는 업소들도 있나 봅니다.


얼마 전 지인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나는 속궁합이 굉장히 중요해서 지금 소개팅 하는 사람들과 전부 성관계를 맺어보고 있어. 결혼하고 난 후에 속궁합이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땐 결혼을 취소할 수도 없으니까 그 편이 낫지 뭐"


선섹후사라는 말도 그렇게 나왔으니까요.

씁쓸했습니다. 언제부터 사랑이 성적인 쾌락과 동일한 가치가 되어버렸나 싶기도 하고요. 물론 성적인 궁합이라고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결혼이라는 문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된 사람도 있다는 것이 씁쓸했습니다. 섹스를 먼저 하고 사귀는 것이 나쁘다거나 그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나쁘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성이라는 것은 한 번의 실수로 인생에서 감당하기 가장 어렵고 큰 책임을 져야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성이라는 것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과연 그만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 무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선섹후사의 가치관이 나쁜 것이 아닙니다. 만약 궁합이 중요해서 먼저 섹스를 하고 만나는데 불의의 사고나 실수로 인해서 임신을 하게 되면요? 궁합이 중요해서 연애를 하며 관계를 발전시키기 앞서서 확인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사람과 덜컥 임신이라도 하면 이만큼 아이러니한 것이 어디에 있을까요?


저는 우리 아이들이 사랑을 고귀하게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성적 쾌락을 충족시키는데 필요한 변명으로서의 사랑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을 이기고도 남는 그런 고귀한 감정으로 사랑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 몸을 지키고 존중할 줄 알아야 비로소 타인의 마음과 몸을 존중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아무리 교육해도 성인이 되거나 밖에서 몰래 하는 것까지 제가 막을 수도 없고 통제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조금이라도 그 무게와 책임감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스스로의 앞가림에 지대한 차이가 있지 않을까요?


아이에게


성이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소중하단다. 어쩌면 상대방에게 성을 내어준다는 것은 너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것과 다름이 없고 너도 역시 상대방의 모든 것을 받게 된다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단다.

아버지는 네 어머니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결혼했을 때 세상을 전부 가진 느낌이었단다. 정말 많이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니 말이다. 그리고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서 네가 태어났을 때 너는 또 다른 세상이었단다. 너는 아버지에게 그런 존재란다. 아버지는 너와 어머니를 통해 세상을 얻었단다. 반대로 너와 어머니를 잃으면 세상을 잃는 것이겠지. 너에게 오는 사랑은 그런 존재들이란다. 아무리 작은 생명체라도 너의 마음이 태산과 같이 커다란 사랑으로 그 존재를 받아들일 때 그는 더 이상 작은 존재가 아닌 세상보다 더 크고 귀한 존재가 되는 것이란다. 성을 가진다는 것은 그런 것이란다.


어머니와 나는 너를 가지기 전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단다. 처음에는 많은 자녀를 낳아서 사랑으로 양육하고자 하는 서로의 가치관이 맞았지만 막상 실제로 너를 가지려고 하니 두려움이 앞섰단다. 정말 우리가 부모로서 책임을 다해서 아이를 사랑해주고 양육할 수 있을지, 우리에게 그런 자격이 있고 능력이 있는지, 혹여나 우리의 욕심으로 아이를 낳아서 아이에게 상처만 주지는 않을 지. 사실 우리도 너의 조부모의 자녀로서 자녀는 경험이 있지만 부모로서 경험은 없기에, 부모는 처음이기에 그런 책임감과 두려움없이 너를 가질 수가 없었단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두려움을 피하지 않았단다. 왜냐하면 그런 두려움을 피하는 것은 굉장히 무책임한 일이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우리는 피하기보다 정면으로 그 두려움을 맞서서 우리가 너를 가질 자격이 되고 책임감을 가지기 위해서 부단히 기도하고 노력하고 공부했단다.


너는 그런 존재란다. 또 너도 훗날 너의 자녀의 부모가 되겠지. 지금 너보다, 너의 부모인 우리보다 더 큰 세상이 되어서 더 큰 존재로서 너에게 다가올 그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네 곁을 지켜줄 너의 배우자를 위해서 네가 가진 성은 끝까지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어야 한단다. 그리고 그 성을 지킬 힘과 능력, 의무는 오직 너에게 있단다. 단지 우리는 네가 가진 성을 지켜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바르게 교육해줄 수 있을 뿐 사실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단다. 그러니 가장 먼저 네가 가진 성을 단지 쾌락이 나오는 곳으로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상대방의 성도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네가 가질 그 아름다운 세상을 상대방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단다. 성이라는 것은 새로운 생명을 위해서 만들어진 아주 고귀하고 아름다운 곳이란다. 생명이 나오는 곳이기에 그곳은 항상 깨끗하고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지.


나와 네 어머니는 세상의 유행이나 누군가의 시선이나 바램으로 인해서 너를 가진 것이 아니란다. 세상의 유행과 가치관이 어떻든 네가 가진 그 성은 고귀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단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이 언제가 되었든 이 글을 읽은 시점으로부터 과거가 어떻든 괜찮단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니까. 이 글은 아버지가 너에게 네 과거를 질책하고 탓하기 위해서 쓴 글이 아니란다. 이 글을 읽은 순간부터 변화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이란다. 혹여나 실수를 했다면 깨끗하게 잊고 다시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다짐하고 노력하면 된단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너를 통해서 세상이 변하고, 너를 통해서 아름다운 생명들이 많이 잉태되기를 바란단다. 또 너는 너의 지금 모습이 어떻든 그런 능력이 있으며, 그런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믿는단다.










keyword
이전 04화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