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통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민족주의같은 거창한 신념때문이라기 보다는 어릴때 즐겨했던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의 영향이 크다. 바람의나라는 1996년 4월 5일에 서비스를 시작하여 가장 오래 서비스중인 그래픽 mmorpg라는 타이틀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는 게임이다. 고구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동명의 만화를 모티브로 하여 제작된 게임으로 게임의 배경이 삼국시대 무렵이다. 고구려, 부여 등의 고대국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에 관심이 많아졌다.
성인 이후나의 전통적인 것을 좋아하는 취향이 잘 발현되고 있는 분야는 전통주이다. '바람의나라'에서도 자주 사용하던 동동주, 막걸리, 백세주 등을 실제로 마셔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술을 처음 마시기 시작한 시점에는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지금처럼 크지는 않았다. 여느 20살처럼 나도 초록병 소주를 마시며 이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는 소주가 우리나라의 전통 술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처음 전통주를 접하게 된 것은 21살 홀로 떠난 내일로 여행에서였다. 경북 안동 지역을 여행하였는데, 이름만 들어본 안동소주를 처음 먹어보았다. 여태까지 내가 먹어온 초록병 소주와는 완전히 다른 맛이었고, 내가 알던 소주는 전통주가 아니구나. 내가 모르는 새로운 전통주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군대를 가게되었다.
전역후 복학하여서는 안동소주를 인터넷에서 주문하여 자취방에서 친구들과 나눠먹을 정도로 좋아하게 되었다. 그 뒤로 많은 전통주들을 먹어보려 노력하고, 관심을 가지고 취미로 삼고있다. 어릴때 하던 게임으로부터 지금의 술취향까지.
여담으로, 앞에서 언급한 현재의 '바람의나라'는 내가 플레이하던 시절의 게임과는 완전 다른 게임이다. 내 동년배들을 바람의나라에 대한 추억이 많은 정도로 유명한 게임인데, 최근 그때 그 시절의 바람의나라를 재현한 클래식 버전이 테스트를 거쳤다. 이에 관심있게 지켜보고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