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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롬 Nov 08. 2024

고쳐쓰기 13. 피드백에 풀이 죽는다.

어찌 됐건 피드백은 위축을 불러온다.

일희일비..


어제 오랜만에 지인을 만났다.

춤 세러피에 함께 참여하기 위해서이다. 

몸으로 취미 또는 치유를 위한 옵션을 늘리는 중이다.

지인은 만나자마자 초고보다 고쳐쓰기 내용을 칭찬했다..

고쳐 쓰기에 진심인 과정이 다 드러나 있어서 자신의 마음 같다고 했다.

지인도 글쓰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내 책 제목은 어때?

“어, 이건 별로야!’

초고는 제목에 책의 내용이 너무 한정되게 담겨있다고 했다.

글은 좋은데 내용이 다 담고 있지 못하다.

 

‘서문 내용은 어때?’

‘어, 서문은 너무 감정이 안 담겼어!’

 

서문은 더 따뜻하게 느껴지도록 적으면 좋겠다고 했다.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문단이 있어야 한다고 

경상도라 말투를 최대한 부드럽게 하며

무한 지지의 마음을 담아 조심스럽게 알려주려고 노력했다.

 

....

 

피드백은 어찌 됐건 나의 위축을 불러온다.

지인의 피드백 내용은 책의 본문을 담아내지 못한 책 제목과 서문이었다.

그만큼 내용이 더 따뜻하고 성찰적이라고 했다.

이건 칭찬이기도 했다.

이해도 됐고 

 

그런데

풀이 죽는다.

 

피드백을 받을 때는

모두 옷을 입고 있고 나만 옷을 벗고 있는 느낌이다.

주섬주섬 나도 옷을 입지만...

 

이럴 때 정말 다시 원점인 기분이다.

다시 해야 할 때.

나는 뭔지 잘 모르겠는데 

또 새로운 시험지를 받아 든 느낌이다.

또 풀라고 한다.

더 어렵고 섬세한 그런 문제다.

 

그래서, 초고를 썼든

고쳐쓰기를 한번 했던...

몇 번 했든...

언제든 글쓰기를 그만둘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문제가 처음 같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이 최선이었고

나는 다른 방법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매 순간 막막함과 싸우는 느낌인가...

망망대해 나만 있고..

나만 알 수 있고...

내가 움직이지 않고 무엇도 할 수 없다.

 

....

 

나는 치유적 글쓰기라는 말이 그냥 그런 건가 보다 했다.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했다.

그냥 글 쓰면 치유되고 좋다.. 뭐 이 정도..

이번에 수강한 최유리 작가의 영상을 보고 알았다.

구체적인 글쓰기 방법이 잘 소개되어 있었다.

 

치유적 글쓰기의 내용을 기승전결로 소개해 주었다.

그런데... 나는 그냥 막 썼는데..

이제 와서 더 좋은 방법을 알게 되어 난감했다.

기쁜 마음보다...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 또 수정해야 하나.... 복잡해졌다.

 

.....

 

글쓰기 수업 작가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다.

피드백을 기다리는 마음은 뭘까?

지금까지 잘했다고 너무 좋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걸까?

글의 완성도가 낮은 걸 알면서 그냥 칭찬받고 싶은 걸까?

수정할 부분을 지적받고 싶은 걸까?

먼저 보는 독자로서의 반응을 보고 싶은 걸까?

 

이런 생각이 드니...

피드백을 받을 필요가 없던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답은 내가 이미 알고 있다..

어디가 부족한지.

어디를 대충 넘어갔는지..

어디를 반복했는지...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걸 알면서

누군가에게 계속 대신해 주길 바라기도 한다.

 

괜한 에너지이다...

 

또다시, 원점....

그럴 시간 있으면 

꼭지 글 1개 잘 고쳐 보자...

 



고쳐쓰기 지침..

 

책을 내고 싶다면., 요행을 바라지 마라.

하루 1개라고 꼭지 글을 꼭 잡고 고쳐라.

 

작은 돌 하나가 날아와 창문을 깨 듯....

작은 피드백 하나도 나의 책을 깬다.

마음의 문을 깬다...

와장창 와장창...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는 것.

원래 그런 것. 

책 쓰기가 원래 그런 것.

 

숨 한번 깊게 쉬고, 다시 꼭지 글 하나에서 시작하기!!

그럼에도 나는 간다.

 

흔들리지 않고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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