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금코치와 마주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 호호호, 그래서 박팀장님은 어떤 삶을 살고 싶으세요?
-. 음. 글쎄요, 저는 그냥.. 뭐 평범하게 월급 받으면서,
-. 언제까지 그렇게 하고 싶으세요?
-. … 그러게요,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 걸까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걸까
-. 둘째가 아직 중학생이니, 성인 되기 전까지는 한 5-6년 정도?
-. 아, 그러시군요, 그러고 나서는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 글쎄요, 그 이후엔… 뭐..
그러고 보니,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않았다. 늘 막연하게 지금 하고 있는 것들 다음에 무언가 근사한 것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뜬구름 같은 기대만 하고 있었지, 실상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없던 것 같다.
-. 생각할 시간을 좀 더 드려도 괜찮을까요?
-. 어.. 아뇨, 아 그러니깐, 제 말은, 지금은 괜찮고요, 저도 생각을 한번 해봐야겠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금코치와 나눴던 대화들을 상기해 보니, 필요하다 생각이 드는 것들인데 정작 그 질문들에 대해서는 뭔가 깊은 준비를 해보진 않았던 것 같다. 음, 고민들을 정리해 볼 시간이 내게도 필요한 것 같다.
퇴근을 해서 집에 오니, 아내는 아직이고, 둘째 놈은 뾰로통해서 다짜고짜 들이댄다.
-. 아빠, 돈 좀 필요하다고~
-. 왜?
-. 아 그니깐, 운동도 해야 되고, 화장품도 사야 되고
-. 엄마가 용돈 주잖아
-. 그걸로는 안돼, 지금 이거 엄청 심각하다고,
-. …
-. 아 진짜…
-. 엄마랑 얘기해,
-. 아 엄마는 안된다고 한단 말이야~
-. 아니, 인마 그럼 뭘 어디에 쓰는지 알아야 돈을 주지, 10만 원이 어디 푼돈이니?
-. 아씨..
-. 뭐?
승질머리를 주체 못 하고 씩씩거리며 지 방으로 들어간다. 아… 저걸, 저대로 두는 게 맞나? 지 엄마한테는 꼼짝도 못 하면서, 나한테만 저러는 게 정상은 아니지 싶다. 너만 사춘기냐? 나도 갱년기다 ㅜ
내일이 TF 킥오프 하는 날인데.. 고민이 깊다. 대체 풀리지 않는 이놈의 문제들은 대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걸까.
‘난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지?’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