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이는 악마와 같이 산다

진영이를 소개합니다.

by 박선이

" 진영아 , 집에 같이 들어가자"

"안돼 엄마, 할머니집에 다시 가서 좀 더 있다 갈게"

"왜?"

" 음, 그건 두 악마가 지금 집에 있잖아"

"뭐? 아, 그렇구나 하하하, 알겠어. 그럼 다시 태워줄게. 조심해서 집으로 올 수 있지?"

"그럼 걱정 마 엄마 "

"알겠어'

토요일 고등학교 새 교복을 함께 찾은 엄마는 진영이를 웃으며 다시 할머니집으로 데려다줍니다. 그는 근 부쩍 주말에 할머니집을 드나들고 있습니다. 잠이 아주 잘 온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사실 진영이는 이 날도 오전부터 혼자 지내시는 할머니집에 있다 점심까지 두둑이 얻어먹었고 저녁 무렵엔 엄마와 새 학년 교복을 찾으러 가는 볼일을 마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다시 할머니집으로 간다 해서 엄마는 약간의 염려를 느끼면서도 그가 원하는 데로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누나와 아빠에게 그 어떤 간섭도 받기 싫어하는 맘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날 그는 혼자서 무사히 밤에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며칠 전 시어머니 전화로 하시는 말씀입니다.

" 진영이가 내가 이사 가면 이 집을 자기를 주라네. 조용하니 잠도 잘 오고 좋데. 이 보잘것없는 이 방을 말이야"

"진영아, 너 할머니한테 그 집 달라했어?"

"응"

"왜?"

"조용하니 좋잖아. 잠도 잘 오고. 나는 얼른 혼자 살고 싶어. 누나가 없는 곳에서 말이야'

할머니는 빌라주택 원룸에 살고 있는데요, 조만간 이사 갈 예정이랍니다.


진영이를 여러분에게 이렇게 소개해 드릴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습니다. 다만 진영이의 성장스토리를 공유하면서 여러분도 함께 웃음이 저절로 번지기를 바라봅니다.


진영이는 대구에서 엄마 아빠 그리고 세 살 많은 누나와 살고 있습니다.

중학교 때 갑자기 생긴 굵은 곱슬머리에 키는 176cm, 뼈밖에 없었던 날씬한 그는 24시 편의점을 드나들면서 아주 통통해졌습니다. 누나말은 저 탱글 탱글하고 볼록한 엉덩이가 제일 매력이라 합니다.

성격은 밝고 유순하며 배려심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정에 약하고 소심한 성격이랍니다.


는 올해 공업고등학교 일 학년입니다.

성적이 일반고를 갈 수 있는 85%에 조금 아주 조금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일반고를 안 가면 어디 인생 큰일 나는 줄 알고 진영이는 무자정 누나가 다니는 일반고를 가고 싶어 했지요.

"대학 안 가고 공고 가서 바로 돈 벌고 싶나? 그렇다고 좋은 직장 갈 수 있을 줄 알아? 대부분은 안 그래"

"공고 가면 친구들 험하고 담배 피우고..."

이런 주변의 공업고등학교의 부정적 이미지가 만든 불안감이었지요. 중학교 이학년 담임선생님은 진영이에게 선행상을 주었답니다. 성실히 학급일에 도움을 많이 주었기에 자격이 충분하다며 덛붙혀 삼 학년 때 일반고를 갈 수 있는 성적에 보탬이 될 거라 하셨지요. 엄마는 항상 선행상을 받아온 진영이었기에 웃음이 났고 선생님께는 감사했지요. 그러나 최종 삼 학년 기말고사 때 사회과목 답지를 작성하지 않고 내는 바람에 그 선행상은 성적보템에 효과를 보지 못했답니다.

"진영아 너 사회답안지 작성 안 하고 낸 거 맞아?'

"응"

"왜?"

"잠이 너무 와서 잠시 자버렸어"

그 말을 듣자마자 엄마는 생각했습니다.

'아 이건 하나님의 이끄심이 아닐까? 아주 깨끗하게 고민하지 말고 공고를 가라 하시네. 하하하...'

85%에 겨우 들어도 '과연 진영이한테 인문고가 맞을까?'하고 고민해 왔던 엄마는 그렇게 크게 혼자 웃었답니다.

엄마는 그에게 맞는 직업분야를 서로 함께 의논했지요. 그리곤 학교를 정해야 했어요.

"진영아 명덕역에 있는 상업고는 어때? 엄마가 보기엔 여러 가지 좋아 보이던데..."

"엄마 그 학교는 안돼, 내 아는 선배가 말하는데, 선배들이랑 싸워야 한데, 난 싸우는 거 싫어""

"넌 전기 쪽이 좋아 기계 쪽이 좋아?"

"아무래도 난 기계 쪽이 더 나은 것 같아, 내일 선생님과 의논해 볼게 엄마"

엄마는 그래도 걱정이 되어서 학교선생님과 통화를 했지요.

"선생님 제가 공고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어요. 제가 찾아뵙고 의논을 할까요?"

그러자 선생님은 자상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지요.

"아 예 어머니 안 오셔도 됩니다. 제가 진영이랑 잘 의논해서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제가 생각한 것보다 성적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럼 잘 부탁드려요"

이 선생님은 누나 또한 담임하셨던 분이라 좋은 분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지요. 성적이 상위권이었던 누나가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할 때도 이 담임선생님이셨고 친절한 분으로 기억했어요. 그땐 전화 상담만 해도 충분했는데 오히려 진영이는 엄마에게 더욱 어려웠답니다.


진영이의 꿈은 소박합니다.

"엄마 나는 평범하게 살고 싶어. 그리고 힘쓰는 것 하나만큼은 자신 있어"

이렇듯 의미심장헤게 말해왔던 진영이는 이렇게 해서 지금의 공업고를 가게 되었습니다.

진영이의 온순한 성격 탓인지 영어선생님 수학선생님 교회전도사님 이하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받으면서 말입니다.

공업고등학교의 학기 초 3월에 열리는 학부모총회를 다녀온 후 다행히 엄마는 지금의 공업고등학교 선택이 그에게 새로 시작하기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걸 직감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진영이는 또 다른 고통이 시작되고 있었답니다.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만들어줄 작은 발돋움과 함께 말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Go swimming